빚내서 주식 올인...신용융자 15조 원 ‘돌파’

입력 2020-08-11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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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안양시에 거주하는 개인투자자 김 모씨(29)는 최근 상승장에서 그야말로 ‘물 만난 물고기’가 됐다. 주식거래 시 신용거래를 최대 한도로 활용하는데, 강세장이 이어지면서 수익을 배로 얻었기 때문이다. 반대매매에 대한 우려도 있지만, 스스로 ‘고위험’ 투자 성향임을 알고 있어 앞으로도 신용거래를 적극 활용할 예정이다.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연일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1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전체 잔고는 15조 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별로는 유가증권시장이 7조1602억 원, 코스닥시장이 7조8935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코스닥시장에서 개인투자자 거래 비중이 높아 신용거래 규모도 더 큰 것으로 해석된다.

신용거래는 개인투자자가 증권사로부터 자금을 차입해 주식에 투자하는, 일종의 레버리지 투자를 의미한다. 주가가 상승하면 레버리지 효과를 톡톡히 누릴 수 있지만, 주가가 하락하면 손실이 배가 돼 위험도가 높은 매매 방식이다.

앞서 3월 코로나19로 증시가 폭락하자 신용거래융자 규모는 6조 원까지 쪼그라들기도 했다. 주가 하락으로 반대매매가 쏟아지면서 신용거래융자 잔고 역시 축소된 셈이다. 반대매매는 담보로 잡힌 주식의 가격이 하락해 투자자가 담보금을 맞추지 못할 경우, 증권사가 임의로 주식을 시장에 팔아버리는 거래를 의미한다.

이후 시장이 빠르게 V자 반등에 성공하면서 신용거래융자 잔고 역시 급증하고 있다. 특히 개인투자자들은 테마성 주식에 레버리지를 높여 사들이고 있다. 신용거래 특성상 단기간 수익을 내야하기에 변동폭이 큰 테마주 투자에 집중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신용거래는 융자받은 날로부터 150일 이내에 상환해야 한다.

11일 기준 코스피 내 신용비율이 높은 기업은 유니온머티리얼(11.12%), 써니전자(11.10%), 디피씨(10.77%) 등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코스닥에서는 알에프텍(12.26%), 서린바이오(11.98%), 케이엠(11.86%) 등으로 나타났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개인투자자들의 레버리지 활용에 있어 업종 선택에 고심해야 한다”며 “2분기 실적 시즌이 이어지는 가운데 주가 선반영, 단기 변동성 확대에 대한 우려가 남아있다”고 조언했다.

김민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 6월 발간한 보고서에서 “최근 급증한 신용융자 매수세를 분석한 결과, 개인투자자 주식 순매수 금액의 35%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돼 차입자본 건전성이 우려되는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특히 신용융자 잔고가 크게 증가한 주식은 주로 바이오ㆍIT 업종 등 단기간 주가가 급등한 기업으로 나타나 향후 증시의 변동성이 확대에 대비해 레버리지 활용에 주의해야 한다”고 적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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