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택트 ‘맞수’ 네이버ㆍ카카오 하반기 관전 포인트

입력 2020-08-0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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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네이버 (우) 카카오 주가 추이.
▲(좌) 네이버 (우) 카카오 주가 추이.

IT업계의 양대산맥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언택트 날개를 달고 비상 중이다. 코로나19가 산업 지도를 바꾸면서 양사는 나란히 2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두 기업의 강세가 자명한 가운데 이제 시장은 각 기업의 상승 모멘텀에 주목하고 있다.

카카오는 하반기 자회사 IPO로 기업가치를 높이고, 네이버는 Z홀딩스와 경영 통합을 통해 글로벌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한다는 구상이다. 이에 증권가는 카카오는 주가에 일부 선반영된 것으로 분석하면서 네이버의 손을 들어줬다. 네이버가 최근 일본 공정위의 경영 통합을 승인받으면서 리스크를 해소한 가운데 Z홀딩스와 연계한 추가 상승 여력이 더 크다는 분석이다.

◇네이버ㆍ카카오…언택트 바람에 실적ㆍ주가 ‘훨훨’

올해 상반기 네이버와 카카오는 모두 호실적(연결 기준)을 달성했다. 6일 카카오는 올 상반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26.5% 증가한 1조8212억 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86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3% 급증했다.

지난 30일 실적 발표한 네이버 역시 올 상반기 매출액 3조6345억 원, 영업이익 4521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5.7%, 35.1% 증가했다. 양사는 1분기에 이은 2분기에도 매출, 영업이익 모두 강세를 이어갔다.

올해 들어 카카오는 무서운 속도로 성장세를 높이고 있다. 네이버는 상반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35.1% 수준으로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카카오는 173% 뛰어오르면서 추격에 나섰다. 올 상반기 기준 네이버와 카카오의 영업이익률은 각각 12.43%, 10.21%로 아직은 네이버가 앞서고 있다.

주가에도 실적 개선 흐름이 반영된 모습이다. 두 기업 모두 올 상반기 시장 강세를 보였지만 카카오가 네이버보다 더 큰 폭으로 주가가 뛴 것으로 나타났다. 7일 종가 기준으로 네이버는 전년 말 18만6500원에서 31만4000원으로 68.4%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카카오는 15만3500원에서 35만3000원으로 130% 뛰어올랐다.

이에 카카오는 네이버보다 주가가 낮은 수준에서 올해를 시작했지만 이번 1분기 실적 발표 기점으로 추월에 성공했다. 카카오는 1분기 실적 발표(5월 7일) 이후 12거래일 동안 단 3일(13, 18, 19일)을 제외하고 연일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사상 처음으로 코스피 시총 10위권에 진입하면서 지난 5월 현대차를 제치고 9위에 등극하기도 했다.

두 기업 모두 플랫폼 매출을 토대로 한 성장세가 주효했다. 네이버는 스마트스토어를 기반으로 한 온라인 쇼핑에서 두각을 보인다. 김동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2분기 네이버페이 거래액은 6조 원 돌파했으며 스마트 스토어 등록상점 수도 35만 개를 기록하는 등 코로나19로 네이버의 커머스 비즈니스 성장성은 매우 가속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카카오는 카카오톡이 최대 무기다. 이를 기반으로 한 광고ㆍ커머스 사업인 '톡비즈'와 페이 등 플랫폼 매출이 실적 성장세에 힘을 보태고 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로 비대면 접촉이 늘어나면서 카카오톡 사용량이 빠르게 증가했다"며 "이 기간에 커머스ㆍ광고ㆍ콘텐츠 영역에서 큰 폭의 성장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네이버 "소프트뱅크 경영통합 기대" vs 카카오 "자회사 IPO 출격 대기"

최근 양사는 각자의 성장 동력을 기반으로 기업 가치 높이기에 나섰다. 카카오는 올 하반기 9월 카카오게임즈를 시작으로 카카오페이지, 카카오뱅크 등 자회사의 기업공개(IPO)를 추진할 계획이다. 기업가치가 11조 원이 넘는 4개 자회사의 IPO 모멘텀이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동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사업부별 전문성과 경쟁력을 강화하고, 외부투자 유치로 여유자금 확보와 재무 건전성 개선이 가능해질 것"이라며 "자회사 가치가 두드러지면서 기업집단 재평가로 이어질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네이버는 지난 4일 라인-Z홀딩스 경영통합 소식을 알리면서 글로벌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네이버와 Z홀딩스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페이페이ㆍ라인페이의 모바일 결제 사업과 야후쇼핑ㆍ라인쇼핑의 커머스 플랫폼을 연계해 이커머스 시장 확대에 나서겠다는 구상이다.

한편, 증권가는 네이버의 성장 모멘텀이 더 파급력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카카오는 자회사 통합 효과에 그치지만 네이버는 국내와 일본 시장이 결합된 차원이기에 영향력이 더 클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카카오는 현 주가에도 기대감이 일부 반영된 것으로 판단했다.

네이버의 목표주가 상향 조정 여력도 충분하다는 분석이 이어졌다. 현 증권가의 목표주가는 Z홀딩스의 단순 현재 시가 총액 기준으로 반영됐기에 성장 잠재력은 미반영된 상태라는 설명이다.

이경일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경영 시너지 효과에 따라 추가 상향 조정될 수 있다"며 “라인-Z홀딩스 경영통합 발표 이후 네이버와 Z홀딩스의 주가가 동조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1년부터는 네이버의 실적에서 Z홀딩스의 이익기여도가 높은 만큼 양사의 주가연동성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카카오는 9월 카카오게임즈를 필두로 한 자회사 IPO가 가시화되면서 기업가치에 긍정적으로 영향을 미치겠지만, 선반영된 것으로 파악된다"며 "현 주가의 상승 여력을 봤을 땐, 네이버가 앞서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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