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경제연구원은 올해 한국 연간 성장률이 -1%로 역성장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요국 중에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에서 상대적으로 선방했지만, 수출과 고용회복이 더디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을 들어 저성장 기조가 심화할 것을 우려했다.
LG경제연구원은 6일 발표한 ‘2020년 국내외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코로나19 확산은 자국중심주의를 강화시키고 국가 간 협력을 떨어뜨려 세계 교역을 위축시킬 것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수출비중이 높은 국내 경제에 불리하게 작용할 공산이 크다”며 이 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경제 성장률은 올해 대공황 이후 최저 성장률인 -4.5%를 기록할 전망이다. 내년에도 3.7% 수준으로, 코로나19 이전으로 회복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국내 경제 역시 2분기 -3.3% 성장해 IMF 위기(1998년 -5.1%)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성장률이 떨어졌다. 연구원은 하반기 경기 회복세를 감안, 올해 연간 성장률을 -1%로 예측했다. 내년에는 올해 기저효과가 반영돼 2%가량의 성장세가 예상된다.
국내 경기 흐름은 5월 저점을 기준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추세다. 소매판매 지수가 5월 전년과 비교해 플러스로 전환됐다. 구글 이동지수에 따르면 5월 이후 사람들의 이동 수준도 예년 95% 이상을 회복했다.
다만 보고서에 따르면 수출은 경기흐름 회복세를 따라가지 못할 전망이다. 연구원은 상반기 -11%를 넘었던 통관 수출 증가율이 하반기까지 마이너스 증가세를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미국과 신흥국의 대규모 바이러스 확산이 멈추지 않는 데다, 서유럽에서도 2차 확산이 우려되고 있기 때문이다.
고용회복도 실물 경기흐름을 따라가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예고된 저성장 상황 속에서 기업들이 선뜻 고용확대에 나서기 어려울뿐더러, 자동화 시스템이 노동을 대체하는 추세도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연구원은 올해 취업자수가 10만 명 이상 감소해 연간 실업률이 4.2%수준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올해부터 이어진 인구 자연감소 영향으로 민간소비는 -2%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0.92명으로 세계 최저 수준을 기록한 데다 올해부터 출산보다 사망이 더 많은 인구 자연감소가 시작될 것이 확실시되는 상황이다.
설비투자의 경우 상반기 중 플러스 성장세를 유지했지만, 1분기에 비해 2분기 증가세가 둔화됐다. 연구원은 “2분기 제조업 가동률이 크게 하락해 하반기 국내외 수요가 완만하게 개선되더라도 투자확대 유인이 높지 않다”고 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풍부한 유동성 랠리가 이어지는 가운데, 국내 통화정책 역시 현재 완화 기조를 내년까지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재의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하기보다는, 시장에 직간접적으로 유동성 및 신용을 공급하는 방식이 유력하다는 설명이다.
연 평균 원·달러 환율은 하반기 달러 소폭 강세를 예상해 1200원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