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동월보다 0.3% 오르며 상승률이 2개월 만에 플러스로 전환됐다. 특히 신선식품지수는 8.4% 급등했다. 장마로 농산물 출하가 줄어서다.
통계청은 4일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 동향’에서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가 104.86으로 전년 동월보다 0.3% 올랐다고 밝혔다. 근원물가인 농산물·석유류 제외지수는 0.7%,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에너지 제외지수는 0.4% 오르며 전월보다 상승 폭이 확대됐다. 생활물가지수는 전년 동월에서 변동이 없었으나, 신선식품지수는 8.4% 올랐다.
품목 성질별로는 상품이 0.4%, 서비스는 0.2% 올랐다. 상품에선 석유류가 10.2% 내리며 하락세를 이어갔으나, 채소류가 16.3% 급등했다. 개인서비스에선 외식이 0.6% 상승에 그치며 둔화세를 이어갔으나, 외식 외에서 1.4% 올랐다. 공공서비스는 1.9% 하락했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여전히 4월 이후로 0%대 저물가를 기록하고 있는데, 먼저 지난해 9월부터 고등학교·유치원 납입금 무상화 등 교육 분야의 정책적인 영향이 있었다”며 “국제유가도 작년부터 조금씩 낮아지다가 4월 저점을 기록하고 상승으로 전환됐지만, 여전히 전년 동월보단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 두기의 영향으로 외식물가 상승 폭도 둔화했다”고 부연했다.
그나마 6월(0.0%)과 비교해선 상승 폭이 확대됐는데, 이는 농축수산물 상승의 영향이다. 채소류를 포함한 농산물은 4.9%, 축산물은 9.5%, 수산물은 5.2% 각각 올랐다. 안 심의관은 “최근 장마로 출하가 감소해 채소가격이 올랐다”며 “작년 7월에는 작황 호조로 가격이 낮았는데, 그때 기저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배추(35.7%), 양파(39.9%), 상추(35.9%)가 가격이 급등한 대표적인 품목이다. 농축수산물 중에선 돼지고기(14.3%)와 국산쇠고기(9.8%)가 큰 폭으로 올랐다. 긴급재난지원금 효과에 더해 ‘집밥’ 소비가 늘어서다.
기타 품목을 보면, 공업제품에선 휴대전화기(4.4%), 수입승용차(5.3%), 구두(7.0%) 등이 올랐으나, 경유(-13.8%), 휘발유(-8.6%), 등유(-14.6%) 등 석유류는 내림세를 지속했다. 도시가스(-10.4%), 상수도료(-1.5%) 등 공공요금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개인서비스에선 공동주택관리비(4.7%), 보험서비스료(8.1%), 휴양시설이용료(22.0%), 구내식당식사비(2.3%) 등이 올랐으나 코로나19 확산의 영향으로 해외단체여행비(-5.4%), 학교급식비(-63.0%), 가전제품렌탈비(-8.4%), 병원검사료(-10.1%) 등은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