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대출금이 사상 처음으로 27조원을 돌파했다. 비우량 회사채 및 기업어음(CP) 투자를 위한 매입기구(SPV)에 대출이 이뤄진데다, 금융중개지원대출(금중대) 실적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기업지원을 중심으로 늘었기 때문이다. 신성장일자리지원 대출도 꾸준히 늘어 1조원에 육박했다.
한은 대출금 증가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SPV 대출이 더 나갈 예정인데다, 금중대도 지속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우선 기타대출로 1조9120억원이 나갔다. 이는 저신용등급을 포함한 회사채 및 CP 매입을 위한 SPV에 1조7800억원이 포함된 금액이다. SPV에 대한 대출은 8조원 한도로 총 4차례로 나눠 나갈 예정이다. 여기에 금융기관이 자금수급 과정에서 발생한 부족자금을 지원키 위한 하루짜리 자금조정대출이 비교적 큰 규모인 1320억원이 나갔다.
금중대 실적규모는 전월말보다 1조9819억원 증가한 25조5552억원을 기록했다. 이 또한 지난 5월 사상 처음으로 20조원을 돌파한 이래 석달 연속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것이다. 금중대 한도 대비 실적 비율도 73.0%로 2016년 12월 77.4% 이후 3년7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중대란 은행으로 하여금 중소·중견기업 등에 대한 대출 확대를 유도하기 위해 동 대출 취급실적에 비례해 한은이 은행에 낮은 금리로 자금을 공급하는 제도다. 대출금리는 프로그램별로 0.5%에서 0.75%로 차등 적용하던 것을 3월16일 임시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일률적으로 0.25%로 낮췄다.
금중대는 통상 시중은행에서 먼저 대출이 이뤄지고 이를 바탕으로 한은에서 자금이 집행된다. 이에 따라 7월 금중대 실적은 2개월전인 올 5월 시중은행에서 집행된 대출실적이다.
프로그램별로 보면 코로나19 피해기업지원은 1조8762억원 증가한 6조6572억원을 기록했다. 3월9일부터 지원하기 시작한 이 프로그램은 지난달에만 3조1004억원이 증가한 바 있다.
신성장·일자리지원대출은 2892억원 증가한 9조9899억원을 기록해 1년1개월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제도개편과 한도 증액 효과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한은 금통위는 2018년 9월20일 일자리 창출기업 범위를 기존 청년고용에서 전체고용으로 확대하고,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등으로 세액공제를 받은 기업을 지원대상에 포함시켰다. 또, 작년 8월30일 일본 경제보복 등에 대한 대응 조치로 소재·부품·장비(소부장) 등을 중심으로 설비투자 3조원, 운용자금 1조원을 각각 지원하고, 기존 창업기업 지원요건을 완화했다. 올 3월부터는 기존 한도를 1조원 증액했다.
이 프로그램은 2017년 무역금융과 설비투자 프로그램을 통합해 신설한 것으로 무역금융 한도 3조원을 제외한 설비투자분 8조원을 사실상 종료했었다. 아울러 올 3월부터는 기존 한도를 1조원 줄였다.
무역금융지원대출은 26억원 감소한 1조5027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11월13일부터 신규대출을 폐지한 영세자영업자지원대출은 7억원 감소한 152억원을 보였다.
지방중소기업지원도 2억원 줄어든 5조9001억원을 기록했다. 앞서 지난해 4월 한은은 속초, 고성, 강릉 등 강원지역 산불피해를 입은 중소기업을 지원키 위해 본점 한도유보금 100억원을 1년간 지원키로 한 바 있다.
프로그램별 한도는 신성장·일자리지원 11조원, 중소기업대출안정화 5조5000억원, 무역금융지원 2조5000억원, 지방중소기업지원 5조9000억원, 한도유보분 1000억원이다. 코로나19 피해 기업 지원 10조원은 2021년 11월말(2020년 9월말 은행취급분의 1년만기후)까지 한시 적용될 예정이다.
한은 관계자는 “SPV 대출이 나간데다, 코로나19 피해기업과 신성장 일자리 지원을 중심으로 금중대가 계속 나가고 있다. 코로나19 피해기업 지원실적도 더 나갈 듯 해 금중대는 계속 늘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