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포트] "최고세율 높여봤자 증세효과 적어…부가세로 '공평 과세' 연착륙해야"

입력 2020-08-03 05:00 수정 2020-08-03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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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자 월 1만원씩 걷으면 연 1조... '재정절벽 대응' 점진적 개혁 필요

면세자 월 1만 원씩 걷으면 연 1조 원…'재정절벽 대응' 점진적 개혁 필요

추세적인 잠재성장률 하락, 저출산·고령화에 의한 ‘재정절벽’에 대응해 증세가 필요하다는 데에는 대부분 전문가가 동의한다. 문제는 방식이다. 소득세·보유세 과세표준구간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최고세율만 높이면 효과는 크지 않다. 소득세 최고세율 인상의 영향을 받는 사람이 지난해 기준으로 1만6000명에 불과할 정도로 세원이 협소해서다. 반면, 과세 사각지대를 해소해 세원을 넓히면 세율을 높이지 않아도 세수효과가 크다. 가령 2018년 기준 근로소득세 면세자 722만 명에게 월 1만 원 수준의 소득세만 걷어도 연간 1조 원 가까이 세수가 는다.

단 면세자 축소는 단기적으로 쉽지 않다. 비과세·감면·조세지출 등 제도 전반에 대한 정리가 필요하다. 세율 인상보다 조세저항도 강하다. 면세를 ‘권리’로 받아들이던 계층이 그 권리를 빼앗기게 돼서다. 소득세(근로소득세·종합소득세·양도소득세 등), 법인세,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 부가가치세 등 다양한 세목에서 이런 권리계층이 존재한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양도소득세라고 한다면 전체 주택 보유자의 80% 정도 되는 1주택자들에게 그동안 안 물리던 세금을 물리는 것인데, 그 얘길 꺼내는 순간 정권을 빼앗길 것”이라며 “분명한 원칙을 세우되, 점진적인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누구에게나 보편적으로 과세하되, 누진성을 높이는 게 장기적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이다. 필요한 돈은 늘어나는데 과세에 사각지대가 존재하면 그 구멍은 임금근로자 등 기존 납세자가 메울 수밖에 없다.

단기적으로 가능한 증세는 부가세 인상이다. 국제통화기금(IMF),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국제기구도 한국에 부가세 인상을 권고하고 있다. 한국의 부가세율은 10%로 OECD 회원국 평균(19.2%)의 절반 수준이다. 그런데 전부는 간이과세자와 납부면제 대상을 대폭 확대했다. 사실상 자영업자에 대한 부가세 인하다. 익명을 요청한 조세·재정 전문가는 “일본도 부가세를 인상할 때 정치적으로 부담이 굉장히 컸기 때문에, 추가 세수 전액을 사회보장지출에 쓴다는 조건으로 국민을 설득했다”고 말했다. 결국, 국민을 설득하고 사회적 합의를 이끄는 주체는 정부다.

부가세는 ‘넓은 세원, 낮은 세율’이란 원칙에 보다 부합한다. 이상엽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소수 부자에 증세해도 세수가 그렇게 많이 늘어나진 않지만, 소비는 모든 사람이 하기 때문에 세율을 조금만 올려도 그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다만 역진성 측면에선 문제가 존재한다. 월 100만 원을 벌어 100만 원을 소비한다면 소득액 전부에 세금을 물지만, 월 1000만 원을 벌어 500만 원을 소비한다면, 소득액의 절반에만 세금을 물게 돼 형평성 문제가 제기된다. 소비가 아닌 소득의 관점에선 소득수준이 낮을수록 과세대상 소득비율이 높아지는 것이다.

여기에서 발생하는 문제는 저소득층에 대한 조세·재정지출 확대 등 다른 방식으로 보완할 수 있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기본적으로 부가세는 역진성이 있기 때문에, 늘어나는 세수를 취약계층에 더 많이 지출하는 방식으로 보완해야 할 것”이라며 “어떤 국가든 부가세를 인상하는 과정에서 사회적 갈등이 발생했으므로, 단순히 증세 차원보단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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