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엔 연말까지 파크원(최고 69층)과 포스트타워(33층) 등이 잇따라 준공한다. 기존에 있던 서울국제금융센터(IFCㆍ55층)에 더해 여의도의 스카이라인이 달라진다. 대형 오피스 건물이 잇따라 준공되는 만큼 임차인을 구하려는 경쟁도 더 뜨거워졌다.
파크원은 이달 준공을 앞두고 있다. 파크원은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부산 해운대 엘시티에 이어 한국에서 세 번째로 높은 건물(318m)이다. 그만큼 파크원 준공은 오피스 시장에 큰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파크원은 A동과 B동으로 나뉘었다. 이 가운데 B동은 일찌감치 임차인을 찾았다. 현대백화점과 페어몬트 호텔이 영업을 준비하고 있다. 파크원에 들어서는 현대백화점 여의도점은 서울 시내 백화점 가운데 최대 규모다. B동을 소유한 NH투자증권도 기존 사옥을 정리하고 B동에 새 사무실을 마련한다.
문제는 A동이다. 연면적은 53층짜리 B동(17만316㎡)보다 69층 높이 A동(22만2989㎡)이 더 넓은데 마땅한 임차인을 못 찾고 있다. 시공사인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금융사 및 IB(투자은행) 등을 대상으로 임대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임대업계 관계자도 “중견기업을 대상으로 접촉 중이나 뚜렷한 성과는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포스코건설은 공실 문제 해소를 위해 공유 오피스 업체 패스트파이브에도 입주를 제안했으나 확답을 받지 못했다. 일각에선 3.3㎡당 20만 원이 넘는 임대료 부담 탓이 임차인이 안 들어오는 게 아니냐고 추측한다.
‘임차인 모시기’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애타는 건 포스코건설이다. 포스코건설은 시공권을 따내면서 3년간 책임 임차를 조건으로 내걸었다. 임차인이 모집되지 않으면 공실 임대료를 포스코건설이 부담해야 한다. 포스코건설과 포스코인터내셔널 등 포스코 계열사가 파크원으로 이사할 수 있다는 소문이 끊이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연말 준공하는 포스트타워는 시간이 남은 만큼 상대적으로 여유롭다. 포스트타워 건설 사업은 여의도 우체국을 복합 개발해 연면적 약 6만8000㎡, 지하 4층~지하 33층으로 짓는 프로젝트다.
포스트타워는 주변 오피스 건물보다 저렴한 임대료를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여의도 증권사 가운데선 KTB증권이 포스트타워에 입주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알려졌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포스트타워는 아직 준공까지 시간이 남아 뚜렷한 임차인 모집 움직임은 없다”며 “4분기가 되면 본격적으로 움직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기존 오피스 건물들도 경쟁 심화에 대비하고 있다. 한때 여의도 오피스 시세를 좌우했던 IFC가 대표적이다. 여의도 오피스 시장은 IFC가 완공된 2012년 공실률이 두 자릿수대까지 치솟는 ‘IFC 쇼크’를 겪었으나 IFC 공실률이 안정되자 여의도 오피스 공실률도 6.7%로 떨어졌다. IFC도 공실 해소에 거의 성공하면서 한 자릿수대로 공실률을 관리하고 있다.
IFC는 최근 서울시와 손잡고 금융사 유치에 나섰다. IFC는 여의도에 사무실을 내려는 국내외 금융사에 사무 공간을 제공한다. 임대료와 관리비는 서울시가 70% 이상 지원해주기로 했다. 서울시는 여의도 내 여러 오피스 건물과도 접촉했으나 임대료 등을 고려해 IFC가 낙점됐다고 알려졌다.
부동산 업계에선 여의도 오피스 공급량이 늘어난 상황에서 다른 권역 수요를 어떻게 끌어오느냐에 따라 시장 판도가 달라질 것이라고 본다. 세빌스 코리아 관계자는 “향후 5년간 사학연금, MBC 부지개발사업, 재건축 오피스 등의 공급 증가가 이미 예정돼 있다”며 “CBD(도심)ㆍGBD(강남) 지역 임차사들의 높은 NOC(순점유비용) 부담에 따른 비용 절감 니즈로 여의도 권역 이전을 검토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