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날 열린 루이스 의원의 장례식에는 버락 오바마, 빌 클린턴, 조지 W. 부시 등 전직 대통령이 참석했다. 건강상의 이유로 추도사만 보낸 95세의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을 포함하면 살아있는 전직 대통령이 모두 루이스 의원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한 것이다.
루이스 의원은 마틴 루서 킹 목사와 함께 1960년대 미국 흑인 인권운동을 이끌었다. 그는 공공장소에서 흑인과 백인의 분리를 규정한 짐 크로우 법을 철폐하고 흑인의 참정권을 얻기 위해 앞장서서 싸워왔다. 그와 함께 인권 운동의 지도자로 꼽힌 ‘빅 식스(Big 6)’ 일원 5명은 루이스 의원보다 먼저 세상을 떠났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추도사에서 “미국은 존 루이스 같은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졌다”며 “우리가 더 완벽한 나라를 완성한다면 존 루이스는 건국의 아버지로 불리게 될 것”이라고 그를 기렸다. 또 “오늘날 우리는 흑인의 목에 무릎을 꿇고 있는 경찰관을 보고 있다”며 “연방 요원들이 평화로운 시위대를 향해 최루탄을 사용하는 것을 목격할 수 있다”고 인종차별 반대 시위 진압을 비판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루이스 의원이 인류를 믿고 미국을 믿었다”며 “오늘날 우리는 루이스와 그의 민주주의, 하나님, 사랑을 향한 믿음 덕분에 더 고귀하고 나은 나라에 살고 있다”고 추모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루이스 의원은 꽉 쥔 주먹보다 쫙 편 손바닥을 선호한 사람”이라며 “혼란의 상태를 치유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추모 서한에서 “모든 미국인은 그가 이룬 성과 속에서 살고 있다”며 “우리는 그를 이웃이자 친구로 기억할 것”이라고 고인을 애도했다.
하지만 현직인 트럼프 대통령은 장례식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루이스 의원이 ‘러시아 스캔들’이 불거진 트럼프 대통령을 합법적인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며 취임식에 불참한 이후 두 사람은 줄곧 껄끄러운 관계를 유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루이스 의원이 별세한 다음 날 관공서에 조기 게양을 명령하고 트위터로 짤막한 추도사를 올렸을 뿐 루이스 의원의 유해가 담긴 관이 국회의사당 중앙 홀에 안치됐을 때도 조문을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