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2분기에 상당히 선방한 성적표를 내놨다.
삼성전자는 언택트(비대면) 수요 확대에 따른 반도체 실적 호조가 효자 노릇을 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파운드리(칩 위탁생산) 5나노 제품 양산 및 4나노 공정 개발로 시스템 반도체 경쟁력을 키울 계획이다.
LG전자는 가전 사업 호조로 예상보다 좋은 실적을 냈다. 상반기 월풀을 누르고 세계 1위 가전 업체에 등극하며, 코로나 시대 강자로 떠올랐다.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8조1500억 원을 기록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는 작년 6조6000억 원에 비해 23.48% 증가한 수치다. 전 분기와 비교해도 26.3% 늘었다. 특히 10조8000억 원을 벌었던 2018년 4분기 이후 최대 규모다.
반면 매출은 52조9661억 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5.63% 감소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스마트폰 등 세트 제품 판매 감소 탓이다.
영업이익률은 15.4%로 2018년 4분기(24.2%) 이후 가장 높았다.
호실적 일등 공신인 반도체는 데이터센터와 PC 중심의 반도체 수요 증가로 2분기에 매출 18조2300억 원, 영업이익 5조4300억 원을 기록했다.
반도체 부문은 전체 매출에서 34%를 차지하는데 영업이익에서는 비중이 67%에 달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사업 초격차를 유지하면서, 파운드리에서도 대만 TSMC를 뛰어넘어 1위에 오르겠다는 각오다.
이날 컨콜에서 삼성전자는 "현재 4나노 1세대 공정개발과 양산 준비를 차질없이 진행 중이며, 현재 4나노 2세대 공정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5나노 공정에 대해선 "2분기에 이미 5나노 제품에 대한 양산에 착수했다"며 "하반기에 고객을 확대해 본격적으로 대량 양산 체제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역시 이날 2분기 실적을 발표한 LG전자는 연결 기준 매출액 12조8338억 원, 영업이익 4954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7.9%, 24.1% 감소했지만, 시장 전망치를 상회하는 수치다.
상반기 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9.8%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2.1% 증가했다. 이로써 LG전자는 4년 연속 상반기 영업이익 1조5000억 원을 넘기게 됐다.
특히 H&A(생활가전) 사업본부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12.2%, 13.1%를 기록했다. 이는 분기, 반기 기준 역대 최대 기록이다.
다만 하반기는 코로나19 관련 불확실성과 반도체 경쟁 심화, 미ㆍ중 무역 분쟁 등 대내외 변수가 많이 호실적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사법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고 있어 경영 불확실성은 더 크다.
재계 관계자는 "치열한 글로벌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오너의 과감한 결단이 필요하다"며 "마음 놓고 경영에 매진할 수 있도록 여건이 조성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