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 2월 코로나19로 잠시 주춤했던 중국 내 일부 대도시의 부동산 가격은 다시금 거침없는 상승세를 시작했다. 수많은 실직과 기타 경제적 문제에도 불구하고 가격은 오르고 투자자들은 거래를 쫓고 있다.
지난 3월 중국 선전시의 한 자산관리회사는 아파트 288채를 온라인에서 8분도 안 돼 다 팔았으며, 며칠 후 쑤저우시에 있는 새 주택단지에서는 구매자들이 400채 이상을 사들였다. 상하이에서는 지난 4월 아파트 전매가 사상 최고치에 근접했다는 추정이 나왔다. 지난달에는 어느 주말 거의 9000명의 사람이 선전에서 아파트를 살 수 있는 자격을 얻기 위해 각각 100만 위안(약 1억 7233만 원)의 예치금을 냈다.
중국 최대 부동산 중개업체 중 하나인 롄지아의 자오원하오 중개사는 “(시장이 반등하기 시작한) 지난 3월에는 주말에도 점심 먹을 시간이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고객이 중국 위안화가 하락할 것을 우려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안전 자산처로서 더 많은 돈을 주택에 투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주택과 건설 중인 곳의 가치는 총 52조 달러(6경2722조4000억 원)에 달했다. 이는 미국 주택 시장의 두 배 규모이자, 미국 전체 채권 시장 규모를 앞지르는 수치다.
부동산 구매 열기는 여전히 뜨겁다. 지난 6월까지 12개월 동안 중국 주택시장에 투자된 자금은 무려 1조4000억 달러에 이르렀다. 이는 미국 부동산 붐 절정기였던 지난 2000년대 연간 투자 금액(9000억 달러)를 넘어선 것이다. 특히 지난달에는 기록상 역대 어느 달보다 많은 돈이 중국 부동산에 투자됐다.
물론 코로나19 사태로 시장이 잠깐 주춤하기는 했으나, 이는 오래가진 않았다. 지난 6월 중국의 도시주택 가격은 전년보다 4.9% 상승했다. 지난 2월 판매가 크게 부진했음에도 올해 상반기 투자액은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지난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 성장했다고 발표했다.
텍사스 A&M대의 경제학 교수이자 중국 가계금융 전문가인 간리는 “사람들이 주택을 주식시장이나 해외자산보다 안전한 자산으로 보고 있어서 투기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그들은 그것이 보장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해 그들은 실제로 더 적게 소비하고, 더 많이 절약하고 있다. 그래서 실제로 더 많은 돈을 투자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이는 더 큰 주택시장 문제를 야기할 것”이라고 경종을 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