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이 자산매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골프장 클럽모우CC 매각 우선협상대상자(우협)를 선정한 데 이어 두산솔루스 매각을 위해 사모펀드(PEF) 운용사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와 재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연내 1조 원 규모의 유상증자 및 자본확충 계획을 일찌감치 조기 달성할 전망이다.
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두산그룹은 두산솔루스 지분 61% 매각과 관련해 스카이레이크와 협상 중이다. 두산솔루스는 그룹 지주사인 (주)두산과 박정원 회장 등 특수관계인이 지분 61%를 보유하고 있다. 보유 지분 전량에 대한 매각가는 7000억 원 정도로 거론된다.
동박·전지박 및 바이오 소재 전문업체인 두산솔루스는 그룹 내에서 알짜 자회사로 통한다. 두산그룹은 애초 스카이레이크와 매각 협상을 진행해왔으며 지난 4월에는 매각 절차가 막바지까지 갔지만, 매각가를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해 결렬됐다.
이후 두산그룹은 공개매각으로 선회해 대기업들을 상대로 매각에 나섰으나 예비입찰에 참여가 예상됐던 삼성·LG·SK를 비롯해 롯데케미칼 등 잠재적 원매자들이 대거 불참하며 흥행에 실패했다. 매각 작업이 지지부진한 상황에 채권단의 압박이 거세지자 두산그룹은 스카이레이크와 물밑접촉을 재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3조 원의 유동성을 마련해야 하는 두산그룹은 핵심 계열사인 두산인프라코어를 비롯해 두산메카텍·모트롤BG사업부·두산건설·두타몰 등이 매각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헐값에 매각하지 않겠다는 두산그룹과 시장의 눈높이가 차이가 나면서 매각 작업이 정체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하지만 지난달 말 두산중공업이 골프장 클럽모우CC가 시장의 예상 매각가인 1400억 원을 웃도는 1850억 원에 우협을 선정하면서 자산 매각 첫 신호탄을 쏘아 올리면서 헐값 매각 없이 연내 1조 원 규모의 유상증자 및 자본확충 계획을 조기달성 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두산 안팎에서도 올여름이 가기 전에 최소 1조 원어치의 자산 매각을 마무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달 29일 두산의 1호 매각 매물이 된 클럽모우CC의 경우 2주 동안의 실사를 거친 뒤 7월 이내에 딜이 클로징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두산그룹 사옥인 서울 동대문 두산타워도 매각이 임박했다.
이와 관련해 두산은 부동산 전문 운용사인 마스턴투자운용과 두산타워 매각을 위한 막바지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가로 8000억 원이 거론되고 있다. 클럽모우CC에 이어 두산타워까지 매각을 완료하면 두산 입장에서 자산 1조 원 어치를 팔게 되는 셈이다. 여기에 스카이레이크와의 재협상도 타결되고 오는 13일 본입찰이 진행되는 모트롤BG도 매각에 성공하면 연내에 최소 2조 원에 육박하는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모트롤BG의 예상 매각가는 4000억 원 초중반으로 거론된다.
한편, 채권단은 두산 측에 3년의 기간을 줬지만, 두산은 알짜매물을 중심으로 자산 매각에 속도를 내 최대한 조기 상환한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