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고 나가는 ‘노브랜드’ vs 주춤한 '맘스터치'… 햄버거 후발주자 엇갈리는 희비

입력 2020-07-02 14:40 수정 2020-07-02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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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국내 햄버거 업계에서 후발주자로 존재감을 드러내던 맘스터치(해마로푸드서비스)와 노브랜드 버거(신세계푸드)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가성비를 앞세워 경기 악화 속에서도 꾸준히 출점해온 노브랜드 버거는 가맹 사업을 시작하며 성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반면 맘스터치는 지난해 말 사모펀드로 매각된 이후 계속되는 노사 분쟁이 경영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노브랜드 버거 가맹 사업에 나선다고 2일 밝혔다.

신세계푸드가 지난해 8월 론칭한 햄버거 브랜드인 노브랜드 버거는 식품 제조 및 유통사업의 노하우를 활용해 수제 버거 수준의 맛을 추구하면서도 4000~6000원 대 버거 세트를 선보여 가성비 전략을 앞세웠다.

노브랜드 버거는 론칭 후 햄버거 주 소비층인 10~30대뿐 아니라 중장년층에게 뛰어난 맛과 합리적 가격에 대한 높은 만족도를 얻으며 사업 시작 10개월 만에 매장 수 35개를 돌파했다. 업계 1위인 롯데리아의 경우 올해 매장 수(1332개)가 전년보다 10개 줄어든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성장세다.

노브랜드 주요 매장은 하루 1000개가 넘는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며 지난달까지 햄버거 누적 판매량이 300만 개를 기록했다. 업계에선 '매장당 하루 판매량 1000개'가 좋은 실적의 기준이 된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대학가, 주택가 등 다양한 상권에서 직영점을 운영하며 가맹사업 가능성을 테스트했다"며 "이후 맛, 시스템, 인력, 교육, 수익성에 대한 검토를 마치고 가맹사업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신세계푸드는 노브랜드 버거 가맹사업을 로열티(상표사용권) 방식으로 운영하며 가맹점과의 상생에 나선다. 노브랜드 버거의 로열티는 매출액의 8%로 이는 가맹본부와 가맹점의 공동 발전을 위해 재투자된다.

신세계푸드는 매장 수나 사업 확대에 초점을 두지 않고, 시장조사를 기반으로 수익창출이 가능한 노브랜드 버거 가맹점을 오픈하는 데 무게를 둔다는 방침이다.

반면 햄버거 업계 후발주자 1세대인 맘스터치 내부에선 잡음이 끊이지 않는다.

이 회사는 서울 쌍문동 골목길에서 시작해 가성비 전략으로 10여 년 만에 매장 수 1273개(6월 기준)로 업계 2위에 올라 '햄버거업계 이디야'로 불렸다.

다만 지난해 말 정현식 회장이 사모펀드 케이엘앤파트너스에 지분을 매각한 이후 노사간 고용 보장을 둘러싼 다툼이 발생했다. 이후 최근에는 임금 협상이 결렬되며 노사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해마로푸드서비스 노동조합은 지난달 사측과의 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 신청서를 제출했다. 노조는 지난달 입장문에서 "지난해 12월 최초 교섭 요구로 시작된 단체 교섭이 8차 교섭에 이르도록 타결되지 않았고, 더이상 자율적 교섭에 의한 타결 의지가 없다고 판단해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신청서를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노조의 쟁의조정 신청에 사측도 강경하게 대응하고 있다. 사측은 "노조가 최근 일방적인 교섭 결렬 선언하고, 쟁의 조정을 강행함에 우려를 표하며 사회적 책임을 촉구한다"며 "일방통행식 쟁의조정 신청은 소비 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전국 생계형 맘스터치 가맹점주에게 어려움을 가중시킨다"고 주장했다. 이어 "업계 상위권 대우를 받는 노조의 일방적 임금인상 요구 등은 노사 협상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업계에선 이같은 노사 갈등이 공격적인 투자를 막아 성장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사모펀드가 회사의 주인이 되면서 해마로푸드서비스 내부에선 이미 사업 확대보다는 수익성 중심의 경영 기조가 확립됐기 때문이다.

해마로푸드서비스는 지난달 30일 성장 궤도에 오르지 못한 피자전문점 붐바타 직영점 2곳인 중앙대점ㆍ건대점 영업을 종료한다고 밝혔다. 앞서 2월 올해 이사회에선 적자가 계속되던 미국ㆍ베트남 법인의 청산을 의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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