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뚜기 함윤식, 오뚜기제유지주 합병에 홀로 지분 증가 효과

▲오뚜기제유지주 합병 전후 오뚜기 최대주주 지분 변화.

오뚜기그룹 함영준 회장의 장남 함윤식 씨가 오뚜기와 오뚜기제유지주 합병 과정에서 오너가 개인주주 중 홀로 오뚜기 지분이 늘어나는 효과를 누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오뚜기는 최근 자회사인 오뚜기제유지주와의 합병을 결정했다.

합병비율은 양사의 자산 및 수익가치를 고려해 오뚜기 1주에 오뚜기제유지주 0.4667425주로 확정됐으며, 합병 과정에서 6만6744주의 오뚜기 신주가 발행된다. 다만 포합주식(합병법인이 합병 전 취득한 피합병법인의 주식)을 교부하지 않는다. 즉 오뚜기가 가진 오뚜기제유지주 지분에 대해서는 신주를 발행하지 않아 자사주가 생기지 않는다.

오뚜기제유지주 주주 중 오뚜기 오너 일가와 관련된 이는 최대주주인 오뚜기(52.33%)를 비롯해 함영준 회장(13.29), 함윤식 씨(2.82%), 함창호 씨(함 회장 숙부, 1.15%), 오뚜기함태호재단(2.62%), 오뚜기라면(3.33%) 등이다. 이들은 오뚜기 지분을 각각 27.31%, 2.11%, 4.54%, 7.87%, 3.18% 갖고 있기도 하다.

이들 중 1만8469주 받는 함 회장은 합병 이후에도 오뚜기 지분율이 27.31%로 변동이 없다. 함창호 씨는 지분율이 4.54%에서 4.50%로 줄고, 오뚜기함태호재단도 7.87%에서 7.83%로 소폭 낮아진다. 아울러 오뚜기 최대주주의 특수관계인으로 포함된 다른 오너 일가와 계열사 역시 합병 신주를 받지 못하고 전체 주식 수가 늘어나면서 지분율이 조금씩 낮아지게 된다.

반면 오뚜기라면이 3.18%에서 3.25%로 0.07%포인트 늘고, 함윤식 씨는 2.11%에서 2.17%로 0.06%포인트 증가한다. 공교롭게도 함 회장의 뒤를 이어 경영권을 승계할 것으로 예상되는 함윤식 씨만 지분 증가의 효과를 누리게 된 셈이다. 아울러 개인 자금 소요 없이 수십억 원어치 주식을 획득한 점도 이득이다. 함윤식 씨가 받게 될 오뚜기 신주는 최초 합병 공시가 나온 지난달 22일 종가를 기준으로 22억7700만 원에 달한다.

한편 오뚜기그룹은 2017년부터 오너 일가 지분이 크고 내부거래 비율이 높은 계열사를 쪼개 합병하는 방식으로 지배구조 개편은 물론 일감 몰아주기 문제를 해소하고 있다. 문제가 있는 회사를 지주회사-사업회사로 물적 분할한 뒤 오뚜기가 지주회사를 합병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방법으로 오뚜기는 상미식품, 풍림피앤피를 100% 자회사로 거느리게 됐다.

이와 연결지어 업계에서는 남은 작업으로 오뚜기와 오뚜기에스에프지주의 합병 가능성에 주목한다. 이 회사는 함윤식 씨가 38.53% 지분을 갖고 있다. 함윤식 씨 지분율이 큰 만큼 오뚜기와 합병 시 지배회사 지분 증가 효과도 커지게 된다. 다만 기업가치가 이번에 합병한 오뚜기제유지주에도 못 미치는 만큼, 합병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라도 합병 시점을 늦출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