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재난지원금 효과로 서비스업생산이 2개월 연속 증가하고, 소매판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단 광공업생산과 설비·건설투자는 큰 폭의 감소를 이어갔다.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외환위기(1999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통계청은 30일 발표한 ‘5월 산업활동동향’에서 전산업생산이 전월보다 1.2% 감소했다고 밝혔다. 소매판매는 4.6% 증가했으며, 설비·건설투자는 각각 5.9%, 4.3% 줄었다.
산업생산 감소는 광공업(-6.7%)에서 두드러졌다. 반도체는 10.8% 늘었으나 자동차가 21.8%, 기계장비는 12.9% 급감했다. 광공업 중 제조업 출하는 내수가 6.3%, 수출이 7.0% 줄면서 전월보다 6.6% 감소했다. 이로 인해 제조업 재고는 전월과 보합세를 보였음에도 재고율은 128.6%로 8.6%포인트(P) 상승했다. 평균가동률도 63.6%로 4.6%P 하락했다.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글로벌 금융위기 말인 2009년 1월(62.8%) 이후 11년 4개월 만에 최저처다.
반면 서비스업생산은 2개월 연속 증가를 이어갔다. 도·소매(3.7%), 숙박·음식점(14.4%) 등이 뚜렷한 회복세를 보였다. 소매판매는 승용차 등 내구재(7.6%), 의복 등 준내구재(10.9%), 차량연료 등 비내구재(0.7%)가 모두 늘었다.
자동차는 재고 위주로 판매가 이뤄져 소매판매가 늘었음에도 생산 증가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국내 코로나19 확산이 2월부터 시작됐는데, 당시 서비스업생산이 크게 감소했다”며 “소매판매는 서비스업생산과 비슷한 양상을 보였는데, 4월 반등하고 5월 생활방역(생활 속 거리 두기) 전환, 재난지원금 등 정책효과에 힘입어 코로나19 이전 수준까지 회복됐다”고 설명했다. 서비스업생산은 코로나19 이전보단 여전히 부진하다.
광공업생산 부진은 주로 대외환경의 영향이다. 안 심의관은 “제조업은 해외수출의 영향을 많이 받는데, 해외에선 코로나19가 4월 급속도로 확산했다”며 “국내 제조업생산도 3월까진 제한적으로 영향을 받았으나, 4월 큰 폭으로 감소하고 그 상황이 5월에도 이어졌다”고 부연했다.
투자도 급감했다. 설비투자는 4월 4.6% 증가에서 5월 5.9% 감소로 전환됐으며, 건설기성(시공실적, 불변)은 4.3% 줄며 2개월 연속 감소했다. 그나마 건설수주(경상)는 도로·교량 등 토목에서 6.0% 줄었으나, 주택 등 건축에서 31.9% 늘며 전년 동월보다 24.3% 증가했다.
한편, 지난달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6.5P로 전월보다 0.8%P 하락했다. 외환위기 말이었던 1999년 1월(96.5P) 이후 21년 4개월 만에 최저다. 광공업생산과 내수출하가 급감한 탓이다. 그나마 소매판매액이 늘어 낙폭은 전월(-1.3P)보다 소폭 축소됐다. 향후 경기를 보여주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98.9P로 0.3P 내렸다. 경제심리지수 하락이 주요 원인이다.
안 심의관은 “서비스업생산과 소매판매에서 재난지원금 효과는 있었던 것 같다”며 “(다만) 앞으로도 계속 좋아질지 여부는 판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