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가 주택담보대출 102조 원을 짊어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내 집’ 마련을 향한 30대의 서울 아파트 매수 행렬이 끊이지 않지만, 동시에 전체 주택담보대출액의 35%를 부담하고 있어 집값 급변동 시 취약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 아파트 매입자 10명 중 3명은 30대다. 한국감정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최다 매입 연령대는 30대로 총 1257가구를 사들였다. 이는 지난달 전체 거래의 29% 수준이다. 이어 40대는 1204가구, 50대는 772가구를 거래했다. 전국 거래 기준으로는 30대가 1만2186가구(21%)를 매입해 40대 1만4782가구(25.6%)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문제는 30대의 주택담보대출액이 급증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점이다. 정의당 장혜영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시중은행 주담대 신규취급액’ 자료에 따르면 30대가 지난 2018년부터 지난달까지 2년간 받은 주담대 신규취급액은 102조7000억 원이다.
이 기간 전체 신규취급액은 288조 원으로 30대 비중은 35.6%에 달했다. 거래 규모가 비슷한 40대는 86조3000억 원 규모로 약 30%를 차지했다. 특히, 지난 2년간 전체 주담대 잔액 증가분 50조 원 가운데 약 20조 원(40%)을 30대가 차지할 정도로 대출 의존도가 높았다. 30대가 다른 세대보다 빚을 더 많이 내 집을 구매하는 뜻이다.
또 매매뿐 아니라 전세자금대출도 30대가 가장 많았다. 지난 2년간 30대의 전세자금대출 신규취급액은 30조6000억 원으로 전체 71조2000억 원의 43%를 차지했다.
30대의 서울 아파트 집중 매수는 이들이 청약시장에서 밀려난 결과다. 또 집값 추가 상승으로 더는 집을 구할 수 없을 것이란 우려도 작용했다. 하지만 30대는 40대 이상 장년층보다 경제적 여건이 부족하므로 주담대에 기댈 수밖에 없다. 이 경우 집값이 오르면 금융비용 부담이 더 커지고, 집값이 내려가면 집을 팔아도 빚을 못 갚는 사례가 생길 수 있다.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대한부동산학회장)는 “30대의 주담대 비율이 늘어나는 것은 부모로부터 재산을 증여를 받더라도 주택 구입 자금이 부족해 담보대출을 받아 부동산 매입에 나선 것”이라며 “이 세대의 경제 활동이 지속되지 못하면 장기적으로 깡통주택 발생 우려가 있으므로 30대의 주담대 비율을 낮출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