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의 새로운 투자자로 중국 지리자동차가 급부상했다. 구체적인 투자방식과 매입 지분 등을 논의하기 위한 실사가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금융투자업계와 쌍용차 등에 따르면 중국 지리차가 쌍용차에 대한 투자를 타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2008년 리먼쇼크 직후 스웨덴 볼보의 최대주주였던 미국 포드가 브랜드 축소 전략을 단행했다. 이 과정에서 지리차가 2010년 볼보를 인수했다.
나아가 2018년에는 메르세데스-벤츠의 지주사인 다임러의 지분 9.7%를 인수, 벤츠의 최대주주가 됐다.
잇따른 인수합병으로 몸집을 키운 지리차는 쌍용차의 SUV 기술에 관심을 보여온 것으로 전해졌다.
지리는 볼보와 메르세데스-벤츠 등 프리미엄 브랜드를 인수한 이후 자사의 토종 브랜드와 제품 격차를 줄이기 위해 또 다른 대중차 브랜드 인수를 모색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쌍용차 지분 약 75%를 쥔 인도 마힌드라가 지분 전량을 매각할지 부분 매각에 나설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지리차는 조만간 쌍용차에 대한 실사를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중국 상하이차의 '쌍용차 먹튀' 논란이 남아있는 만큼, 지리차의 투자 역시 넘어야 할 난관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쌍용차 대주주인 마힌드라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투자계획을 철회했다.
동시에 마힌드라 이사회의 파완 고엔카 의장은 임시주총을 통해 "쌍용차 경영진의 새 투자자 모색을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아니시 샤 마힌드라 부사장도 "만약 (쌍용차의) 새로운 투자자가 생기면 자동으로 우리 지분율이 내려가거나 투자자가 우리 지분을 사들일 수 있다"고 말했다.
쌍용차는 마힌드라가 투자계획을 철회한 뒤 경영난 극복과 신차개발 등을 위해 약 2000억 원 규모의 정부 기간산업안정기금 지원을 기대했으나 사실상 지원이 무산됐다.
정부와 산업은행은 일단 쌍용차는 코로나19 이전부터 어려웠던 기업이므로 기간산업안정기금 지원 대상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금융당국은 쌍용차에 대한 기안기금 지원을 위해선 대주주 책임, 이해관계자 고통 분담, 수익창출 사업구조 마련 등이 전제가 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중국 지리차의 투자 가능성은 올 초부터 이어졌으나 구체적인 방법론이 제시된 바 없다"고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