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명예 회복 기회가 왔다

입력 2020-06-15 13:38 수정 2020-06-16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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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으로 돈 번 사람 못 봤다”, “주식은 도박 아니냐”, “삼성전자는 삼성증권에서 사는 거냐”

국내 주식시장에 대한 불신은 뿌리가 깊다. 성공 보다는 실패 사례가 인상 깊은 탓이다. 왠지 모르게 어렵고 전문적으로 보이는 증권가의 모습도 한몫했다. 그런데 최근 증시에 대한 심리적 진입 장벽이 무너졌다.

코로나 덕분이다. 먼저 상승 전환 기조를 보였던 은행 금리가 동결됐다. 각국 정부는 판데믹으로 치달은 전염병에 기업의 생존과 돈맥 유지를 위해 저금리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은행 예금에 대한 매력을 잃어버린 국민이 투자처를 찾기 위해 두리번거리자, 그곳에는 정부가 걱정하던 기업들(상장사)이 있었다. 국내 증시(상장사들)는 전염병을 계기로 외국 주인들에게 버림받은 채 널 부러져 있었다.

국민은 통장에 고이 모셔놓았던 현금에 저 영혼 깊숙한 곳에 감쳐뒀던 신용까지 끌어내 버려진 증시를 입양한다. 이러자 인터넷 어디선가 그들을 가리켜 ‘동학개미’라고 외쳤다.

‘동학개미’라는 네이밍은 조금 미묘하다. 처음에는 버림받을 만해서 버림당한 증시를 국민이 매수한 이유를 두고 ‘살 이유가 애국심밖에 없다’며 비꼬는 의미였던 것 같다. 아니면 정말 개인의 매수세 유입을 보고 애국심에 가슴이 뜨거워진 어느 애국지사가 영예롭게 명명했을 수도 있다.

원래 의미가 무엇이었든지, 우리가 어떤 민족인가. 금 모아 나라 빚, 기업 빚 다 갚은 경험이 있다. 심지어 과거 사례를 살펴보면 V자 반등은 무조건 찾아왔다. 예각의 정도는 둘째치고.

아무튼, 현재는 1400선을 오가던 코스피가 2200선까지 회복됐다가 2100선을 오가고 있다. ‘줍줍’했던 버림받은 증시가 어느 동화에 나오는 제비처럼 ‘황금 박씨’를 물고 돌아온 것이다. 아니, 개인의 매수세는 삼성전자에 몰렸고, 삼성전자의 반등 폭이 다른 기업 등에 비해 유난히 낮다는 점을 고려하면 ‘순은 박씨’ 정도 된다.

한차례 보은을 받아본, 혹은 보은 장면을 곁에서 목격한 ‘동학개미’는 이제 또 다른 투자를 고려할 것이다. 실제로 발 빠른 몇몇 기업들은 수백억 원에서 수천억 원을 시장에서 유상증자 등의 형태로 조달하겠다고 나섰다. 코로나19 등으로 직접금융조달 시장이 쪼그라든 상황에서 ‘동학개미’의 심리를 읽고 발 빠르게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서 주의를 당부하고 싶은 것은 동학개미가 아니라 자본시장이다. 좋게 봐줄 때 잘해야 한다.

금융위기, IT버블 등등 수많은 아픈 상처를 겪었던 기억을 지닌 개인이 증시로 돌아오고 있다. 그리고 이는 파생상품, 라임 등에서 금융사고도 발생한 직후다.

기껏 관심을 보인 증시에 관심을 다시 잃지 않도록 당부를 재차 강조하고 있다. 또 주식 시장에는 ‘악동’이란 표현이 있다. 시세조종 등 소위 주가로 ‘장난’을 자주 치는 이들에게 붙는 호칭이다. 물 들어올 때 노 젓고 싶은 마음은 알겠지만, 시장 발전을 위해서 좀 참아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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