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백화점들이 자체 캐릭터 마케팅에 힘을 싣고 있다.
신세계는 겨울 캐릭터였던 ‘푸빌라’를 활용해 캐릭터 굿즈 판매, SNS 애니메이션 제작, 매장 연출 등 다양한 마케팅을 진행한다고 11일 밝혔다. 푸빌라는 2017년 신세계백화점이 업계 최초로 기획부터 개발, 론칭까지 전 과정을 직접 진행해 선보인 자체 캐릭터로, 하얀 백곰을 모티브로 탄생했다.
네덜란드의 유명 일러스트 작가 리케 반 데어 포어스트와 협업해 만든 푸빌라는 매년 본점 크리스마스 외관 장식과 함께 신세계를 상징하는 캐릭터로 자리잡았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신세계는 ‘푸빌라’ 마케팅에 나섰다. 기존에는 ‘푸빌라’ 모형을 활용한 매장 연출만 진행했다면 올해는 제품 판매와 애니메이션까지 처음으로 선보인다.
12일부터 SSG닷컴을 통해 푸빌라 비치백 4종(9900원)과 푸빌라 비치타월 2종(1만200원)을 예약 판매한다. 매장 연출도 진행한다. 우선 강남점, 본점, 센텀시티점 등 대형 점포 5곳에서는 1층 중앙광장과 각층 매장 곳곳에 ‘푸빌라와 친구들’이 신나게 해수욕을 즐기는 모습을 형상화한 대형 모형을 연출해 고객들에게 풍성한 볼거리를 선사할 예정이다.
SNS(소셜 네트워크 시스템)에서도 푸빌라를 선보인다. 신세계백화점은 12일부터 공식 SNS 채널(유튜브, 인스타그램, 홈페이지, 모바일 앱)을 통해 ‘겨울 나라의 푸빌라 여름 나라로 떠나다’라는 애니메이션 영상을 공개한다.
백화점들이 캐릭터 사업 강화에 나선 이유는 키덜트 문화가 확산되며 캐릭터 소비층이 어린아이에서 어른까지 확대됐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국내 캐릭터 산업은 전년 동기 대비 28% 상승한 3억8117만 달러의 수출액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유통업계가 다양한 컬래버레이션으로 펭수와 카카오프렌즈의 효과를 톡톡히 누렸기도 하다.
현대백화점 역시 지난해 개발한 ‘흰디(Heendy)’ 효과를 봤다. ‘흰디’는 지난해 5월 현대백화점의 영문 이니셜 초성인 H와 D를 사용해 만든 강아지 캐릭터다. 현대가 손선풍기와 여행용품 등에 이어 지난해 크리스마스 시즌을 겨냥해 만든 흰디 무드등 1만2000개는 사흘 만에 모두 소진되기도 했다. 이는 현대백화점이 한 달치 사은품으로 예측한 분량이다.
이에 현대백화점은 아예 사은품 디자인 전담 인력 2명을 배치해 사은품 디자인을 비롯해 고객 접점에서 사용하는 쇼핑백·패키지 디자인 개발 등 고객들의 일상 생활과 연관도가 높은 현대백화점만의 비주얼 콘텐츠를 개발에 나섰다.
최근 론칭한 롯데쇼핑의 통합 플랫폼 롯데온(ON)도 자체 캐릭터 5종을 내놨다. 빨강색의 레오니(레드+롯데온)와 아콩(초록색), 피옹(파란색), 도돼(보라색), 설기(흰색) 등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 캐릭터를 활용한 상품의 소장가치가 높아지면서 SNS 등 이슈가 되는 경우가 많다”면서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충성고객을 확보할 수 있고, 공짜 홍보 효과도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