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강서구 '마곡 도시개발구역(마곡지구)' 유휴지에 아파트 단지를 새로 짓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서울시 등에 따르면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는 마곡지구 미매각 부지 활용ㆍ기본계획을 시(市)에 보고했다. 이 계획엔 애초 공공기관, 편익시설, 택시 차고지 등으로 계획됐으나 주인을 찾지 못한 땅 2만7832㎡에 대한 활용 방안이 담겨 있다.
SH공사는 이 가운데 마곡지구 북서측 2만2750㎡를 주택 용지(가칭 'A16블록')로 활용하자고 제안했다. 원래 마곡지구 개발계획에선 이 부지엔 택시 차고지와 편익시설이 계획돼 있었다. 그러나 안전과 공해 문제를 우려한 주민 반대와 토지 경매 유찰로 지금까지 빈 땅으로 남아 있다. 편익시설 부지도 2009년 유보지로 지정돼 10년 넘게 개발되지 않았다.
SH공사가 유휴지를 주택으로 활용하자고 나선 것은 마곡지구 성장 속도에 비해 주택 공급이 더디기 때문이다. 마곡지구에 LG사이언스파크, 코오롱인더스트리, 롯데중앙연구소 등 대기업 계열사가 잇달아 입주하면서 마곡지구로 통근하는 근로자는 늘어나는데 주택 공급은 최근 마곡 엠밸리 9단지를 마지막으로 마무리됐기 때문이다. SH공사는 2024년까지 마곡지구 주택 수요가 8.9% 늘어날 것으로 추산한다.
서울시 등은 구체적인 주택 공급 여부는 내년쯤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한다. 개발계획이 큰 폭으로 변하는 만큼 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거쳐야 해서다. SH공사는 심의에 앞서 구체적인 주택 수요 등 타당성 검토를 위한 연구 용역을 조만간 발주할 예정이다. 아파트가 지어진다면 임대주택과 분양주택을 얼마나 섞을지도 이때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주택 건설이 확정되면 400가구 안팎의 중소 규모 단지가 지어질 가능성이 크다. 대지면적이 비슷한 이웃 엠밸리 4단지(2만4975㎡ㆍA4 블록)에 420가구가 입주했기 때문이다. 단지명은 그간 작명법에 따라 엠밸리 16단지로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마곡동 M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마곡 중심가와는 도보로 10분 거리 정도 떨어져 있지만 마곡지구에 워낙 주택이 부족한 만큼 분양만 되면 수요는 풍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마곡지구 등 공공택지에서 분양하는 아파트는 전매 제한 기간, 의무 거주 기간 등이 민간택지 아파트보다 길지만 분양가가 저렴해 주택시장에서 인기가 좋다. 마곡지구에서 가장 최근에 분양한 엠밸리 9단지도 264가구 모집에 3만6999명이 몰리면서 청약 경쟁률이 평균 146.8대 1까지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