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국회가 개원하자 마자 ‘임대차 3법’ 등 정부 추진 부동산 정책 관련법 개정안을 쏟아내고 있다.
8일 국회와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윤후덕 의원은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상한제 도입 방안을 담은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을 지난 5일 대표발의했다. 이 법안은 임차인에게 1회에 한해 계약갱신청구권(2년+2년)을 행사할 수 있게 하고, 임대료의 증액 상한을 5%로 묶는 내용을 담고 있다.
임대차 3법은 전월세신고제와 전월세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을 합쳐 부르는 말로, 지난 국회에서 성과를 보지 못했지만 정부는 이를 계속 추진한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고 국회도 이에 부응해 입법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이 밖에 종합부동산세(종부세) 세율 인상과 부동산거래신고법 등 12·16 부동산 대책 때 담긴 내용도 곧 발의될 전망이다. 정부와 여당은 의원발의를 통해 입법을 추진하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여당은 12·16 대책 관련 입법을 빨리하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 발의는 윤 의원 외에도 박주민 의원 등 복수의 민주당 의원이 발의를 준비 중이다. 박 의원은 계약갱신청구권을 임차인이 최대 무기한으로 행사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개정안을 추진하고 있다. 민주당은 당 차원의 통일된 법안 발의보다 개별 의원 법안 발의를 추진할 전망이다.
지난 국회에선 민주당 안호영 의원이 전월세신고제 도입을 위한 ‘주택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안 의원실 관계자는 “조만간 지난 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했던 법안들을 재발의할 예정이고, 이때 전월세신고제 도입을 위한 주택법 개정안도 다시 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임대차 3법 통과에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당장 미래통합당은 종부세 폐지 법안으로 맞불을 놨다. 민주당은 정부 정책 추진을 위해 타협은 없다는 태도다.
임대차 3법이 모두 통과되면 주택시장에 큰 영향을 줄 전망이다. 이미 불 붙은 수도권 전월세 시장에 ‘기름’을 붙는 격이 될 수 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임대차 3법은 시행 직전 전월세 가격을 상승시킬 우려가 있다”며 “임대수익률 저하로 건설사와 임대주택사업자가 임대아파트 공급을 줄일 우려가 있고 계약갱신청구권은 전월세 매물 잠김 현상을 초래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임대 기간이나 임대료에 대한 직접적 규제보다는 임대료 보조나 임대주택 공급 정책을 내놓는 게 더 낫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