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수요 감소와 물류 차질로 세계 식량 가격이 4개월 연속 하락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달 세계식량가격지수가 전월보다 1.9% 하락한 162.5포인트를 기록했다고 8일 밝혔다.
농식품부가 인용한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자료에 따르면 세계식량가격지수는 앞서 4개월 연속 오른 뒤 4개월 내리 하락했다. 2019년 1월 이후 17개월 만에 최저치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11.3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품목별로 설탕을 제외한 곡물과 육류, 유제품, 유지류 가격이 모두 하락했다.
육류는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외식 수요 감소, 물류 장애로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돼지고기와 닭고기는 동아시아 국가의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로 수입 수요가 소폭 증가했지만 여전히 주요 수출국의 공급이 더욱 많은 상황이다.
양고기 가격도 경기침체와 물류장애에 따른 중동 국가의 수요 감소로 소폭 하락했다. 다만 쇠고기 가격은 브라질과 오세아니아의 공급량이 감소했고, 수입 수요가 늘어나면서 가격이 상승했다.
곡물에서는 밀과 옥수수 가격이 전체 가격 하락을 이끌었다. 밀은 북반구 지역의 밀 수확 시기에 따라 국제 공급량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돼 전월 대비 2% 하락했다. 옥수수도 공급량 증가와 사료, 바이오 연료 수요 감소로 하락했고, 특히 미국산 옥수수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16%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쌀은 자포니카쌀, 바스마티쌀 가격 상승에 따라 전월 대비 1% 상승했다. 인디카쌀(장립종) 가격도 환율 변동과 필리핀·말레이시아 수요 증가의 영향으로 올랐다.
유제품도 3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특히 버터와 치즈는 최근 유럽의 버터 공급량, 오세아니아의 치즈 공급량이 풍부한 상황에서 수입 수요는 저조한 상황이다.
유지류 가격은 전월보다 5.2% 하락하며 2019년 8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팜유 가격은 코로나19 영향으로 4개월 연속 하락세인데, 미네랄유 가격 하락으로 팜유 수입 수요가 줄었기 때문이다.
지난달 외식 수요 감소로 급락했던 설탕 가격은 주요 수출국인 인도·태국의 공급량이 예상보다 감소해 가격이 상승세로 돌아섰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국제 원유가격 상승으로 인해 설탕공장이 설탕 대신 바이오 에탄올 생산을 늘림에 따라 설탕 생산량이 감소한 것도 가격 증가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FAO는 2020·21년도 세계 곡물 생산량이 27억8050만 톤으로 전년 대비 2.6%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같은 기간 곡물 소비량도 27억3240만 톤으로 전년보다 1.6%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