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보유액이 두달연속 증가했다.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기타통화에 대한 달러화 환산액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확산)에 따른 외환당국의 환율시장 개입 국면에서도 탈피해 정상화하는 분위기다.
박성호 한은 외환회계팀장은 “외화자산 운용수익과 미달러화 약세에 따른 기타통화표시 외화자산의 달러화 환산액 증가에 기인한다”며 “3월 시장안정화 조치로 유동성 공급을 많이 했고 4월 이를 회수했던 영향이 사라지고, 환율과 운용수익 변화가 주도하는 코로나 사태 이전으로 돌아갔다”고 설명했다.
실제, 원·달러 환율은 안정세를 찾는 분위기다. 5월 평균 원·달러 환율은 전월보다 3.44원(0.3%) 오르는데 그친 1228.67원을 기록했다. 이는 2009년 8월(1238.4원) 이후 10년9개월만에 최고치지만, 전월대비 상승폭은 지난달(5.14원·0.4%)에 이어 크게 줄어든 것이다. 원·달러 환율은 2월과 3월 각각 29.51원(2.5%)과 26.3원(2.2%) 폭등한 바 있다. 다만 5월말 기준 원·달러 환율은 1238.5원으로 전월말보다 20.3원(1.7%) 급등했다. 이는 2월(21.9원·1.8%) 상승이래 석달만에 가장 큰 폭의 상승이다.
주요 6개국 통화대상 달러화지수(DXY)인 달러인덱스는 5월말기준 98.34로 전월말(99.02)대비 0.7% 하락(한국시간 기준 98.38, 1.5% 하락)했다. 이는 작년 12월(각각 -1.9%, -1.7%) 이후 처음으로 떨어진 것이다. 같은기간 유로화와 호주달러화는 각각 2.3%와 2.1% 절상된 반면, 파운드화(-0.9%)와 엔화(-0.8%)는 절하흐름을 보였다.
부문별로 보면 국채나 정부기관채, 회사채, 자산유동화증권 등에 투자하는 유가증권은 전월말보다 42억달러 증가한 3657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국제통화기금(IMF) 회원국이 출자금 납입 등으로 보유하는 IMF에 대한 교환성통화 인출권리인 IMF포지션도 7억9000만달러 늘어난 39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해외 중앙은행이나 주요 글로벌은행에 보관해 둔 현금성 예치금은 12억1000만달러 줄어든 300억1000만 달러를, IMF 특별인출권(SDR)은 4억5000만달러 감소한 28억달러를 보였다. 금은 전월과 같은 47억9000만달러(104.4톤)를 유지했다.
한편, 4월말 기준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 규모(4040억달러)는 세계 9위 수준을 유지했다. 1위는 3조915억달러를 보인 중국이 차지했다. 이어 일본(1조3686억달러), 스위스(8877억달러), 러시아(5660억달러) 순이었다. 홍콩(4413억달러)은 우리보다 한 단계 위인 8위를, 브라질(3393억달러)은 우리보다 한 계단 아래인 10위를 지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