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8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꺾였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석유류가 급락한 데 더해, 서비스물가 상승률도 외환위기 이후 최저 수준으로 둔화해서다.
통계청은 2일 발표한 ‘5월 소비자물가 동향’에서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동월보다 0.3% 하락했다고 밝혔다. 물가가 내린 건 지난해 9월(0.4%) 이후 8개월 만이다. 근원물가에 해당하는 농산물·석유류 제외지수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에너지 제외지수도 상승률이 각각 0.5%, 0.1%로 둔화했다. 생활물가지수는 0.7% 내렸다.
저물가의 가장 큰 원인은 국제유가 하락과 복지정책 확대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국제유가 인하로 석유류 가격이 내렸는데, 이 한 요인이 소비자물가지수를 0.82%포인트(P) 끌어내렸다”며 “추가적으로 공공서비스 하락(-1.9%)이 컸는데, 교육 분야 정책지원으로 고등학교 납부금과 유치원 납부금이 많이 낮아져, 전체 물가를 0.27%P 낮췄다”고 설명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의 영향도 일부 반영됐다.
전체 상품 물가는 석유류 등 공업제품 하락으로 0.8% 내렸지만, 축산물(7.2%)과 수산물(7.7%) 등 농축수산물은 사회적 거리 두기로 가정식 수요가 늘면서 올랐다. 반면 외식 등 수요가 감소하면서 개인서비스는 상승률이 0.9%로 둔화했다. 안 심의관은 “개인서비스는 외식과 외식 외 품목이 있는데, 외식은 예전에 2% 정도 상승하던 게 0.6% 상승에 그쳤고, 외식 외 물가도 여행 관련 서비스물가가 낮아져 승상에 한계가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달러화 기준 한국의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10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은행이 2일 발표한 ‘2018년 국민계정(확정) 및 2019년 국민계정(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GNI는 3만2115달러로 전년(3만3564달러)보다 4.1% 감소했다. 이는 금융위기 시기인 2009년(-10.4%) 이후 최대 감소 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