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급락세가 이어지면서 생산자물가는 석 달째 하락세를 지속했다. 석탄 및 석유와 화학제품 등 공산품을 중심으로 낙폭이 컸다. 반면, 배추와 딸기 값은 급등세를 보였다.
국제유가가 최근 바닥을 다지고 있다는 점에서 생산자물가 하락폭은 축소될 것이란 전망이다.
2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4월 생산자물가는 전월 대비 0.7% 하락했다. 직전월 0.9% 하락보단 낙폭을 줄였지만 석 달 연속 내림세를 지속한 것이다. 전년 동월과 비교해서는 1.5% 하락해 두 달 연속 하락했다. 또 2016년 8월(-1.8%) 이후 3년 8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이다.
이는 국제유가 하락 영향이 크다. 실제 4월 평균 두바이유는 배럴당 20.39달러로 2002년 2월(19.1달러) 이후 18년 2개월 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전월과 비교해서는 39.5%, 전년 동월과 견줘서는 71.3% 각각 떨어져 한은이 관련 통계를 취합하기 시작한 1990년대 후반 이래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품목별로는 경유(전월 대비 -23.6%)와 나프타(-33.2%), 휘발유(-34.1%) 값을 중심으로 석탄 및 석유제품이 22.6% 떨어졌다. 화학제품도 자일렌(크실렌)(-9.0%), 에틸렌(-15.9%), 벤젠(-13.3%)을 중심으로 하락해 2.2% 내렸다. 석탄 및 석유제품은 4개월째, 화학제품은 8개월째 내림세다. 반면, D램(7.4%)과 컴퓨터기억장치(10.0%) 등 상승에 힘입어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는 0.3% 상승해 석 달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농산물도 1.5% 하락해 석 달 연속 내림세를 이어간 가운데, 배추(11.8%)와 딸기(5.7%)만 유독 올랐다. 지난해 같은 달과 견줘서도 각각 236.3%와 23.5% 급등했다. 배추는 봄배추 출하 지연과 겨울배추 반입량 감소에 따른 물량 부족과 지난해 작황 호조에 따른 기저효과가, 딸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수입 감소가 각각 영향을 미쳤다는 게 한은 측 설명이다.
강환구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유가 하락 때문에 생산자물가가 하락세를 이어갔다. 유가 하락이 소비자물가에도 영향을 주고 있는 중”이라면서도 “5월 들어 19일까지 평균 두바이유는 28.3달러로 전월보다 38.9% 올랐다. 이달 하순까지 이 같은 분위기를 유지한다면 5월 생산자물가 하락폭은 둔화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