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이 인도네시아에 자동차용 컴파운딩 제품 공장을 신설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인도네시아에 고부가합성수지(ABS)와 폴리카보네이트(PC) 컴파운딩 제품 공장을 건설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종적으로 생산능력, 투자, 완공 시점을 검토하고 있는 단계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자동차 시장의 성장에 따라 고객사에 부품공급을 안정적으로 하고 향후 동남아시장 확대 및 고객 다변화 차원에서 공장을 건설하기로 결정했다”며 “단위 공장 차원의 건설이라는 점이 결정됐고 세부적인 부분은 검토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이미 인도네시아에 대규모 화학단지를 조성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컴파운딩 공장은 기존 화학단지에 비해 규모가 작은 만큼 공사기간은 길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케미칼의 공장신설 결정에는 인도네시아가 동남아 국가 중 자동차 시장의 규모가 가장 크다는 점이 고려됐다. 그동안 국내에서 생산한 컴파운딩 제품을 인도네시아에 판매했지만, 인도네시아 자동차 시장의 성장 잠재력이 커지자 직접 진출로 가닥을 잡았다.
인도네시아에서 판매되는 자동차는 연간 약 115만 대(2018년 기준)에 달한다. 연간 5% 안팎의 경제성장률을 보이고 있고 인구 평균 연령도 매우 젊은 편이라는 점에서 성장 잠재력이 크기 때문에 자동차 시장 역시 동반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고객을 다변화할 수 있다는 점도 롯데케미칼이 인도네시아에 직접 진출하기로 한 이유다. 최근 인도네시아의 성장 잠재력을 엿본 완성차 업체들이 이 시장을 교두보로 동남아에 진출하기 위해 현지 공장을 건설하기로 결정했다.
현대자동차 역시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에 연간 15만 대의 생산능력을 갖춘 완성차 공장을 짓기로 결정했다.
인도네시아 공장이 완공되면 현재 전 세계 3위인 롯데케미칼의 컴파운딩 생산능력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석유화학협회 기준 롯데케미칼의 ABS 생산능력은 67만 톤, PC는 46만 톤이다.
롯데케미칼은 인도네시아를 기반으로 향후 다른 동남아 국가로 진출할 방침이다. 인도네시아는 다른 동남아 국가는 물론 중동 지역까지 원활하게 수출할 수 있는 지리적 이점을 가지고 있다.
동남아 주요국의 자동차 시장은 2017년 판매량이 약 316만 대이고 오는 2026년에는 약 449만 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룹 차원의 동남아 사업 기조도 인도네시아에 직접 진출을 결정한 배경으로 보인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기존 이머징 마켓에서의 전략을 재검토하고 선진국 시장에서 사업을 확대하기 위한 구체적인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며 “향후 글로벌 사업의 중심은 동남아와 선진국으로 이동할 것”이라면서 동남아 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롯데케미칼은 이미 인도네시아에 4조 원을 투입해 2023년부터 에틸렌 100만 톤 등을 생산할 수 있는 대규모 화학단지 건설을 결정한데 이어 자동차용 컴파운딩 시장 공략도 강화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인도네시아 공장은 롯데케미칼과 롯데첨단소재의 합병 시너지를 엿볼 수 있는 곳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양사가 합병 이후 처음으로 자동차용 컴파운딩 제품 공장을 세우는 것인 만큼 관련 사업에 대한 노하우가 인도네시아 공장에 집중, 시너지를 발휘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