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쇼크로 올해 1분기 항공업계를 떠난 종사자들이 400명을 넘었지만 이는 시작에 불과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수백~수천억 원대의 영업손실을 감내하기 어려워진 항공사들이 꺼내든 인력 구조조정 카드와 자발적인 퇴사 등이 인력 감축 배경이다.
하지만 당분간 여행 수요가 회복될 가능성이 적은 만큼 2분기 고용상황은 더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
17일 금융감독원에 제출된 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국내 7개 항공사(대한항공ㆍ아시아나항공ㆍ제주항공ㆍ진에어ㆍ티웨이항공ㆍ에어부산ㆍ이스타항공)의 임직원 수는 3만8433명이다.
작년 12월(3만8850명)과 비교했을 때 417명 줄어들었다. 분기 보고서를 제출하지 않는 에어서울을 고려했을 때 올해 1분기 항공사를 떠난 직원 수는 더 많을 수 있다.
코로나19 확산 및 장기화 여파로 고강도 인력 구조조정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특히 기업이 힘들어지면 가장 먼저 구조조정 직격탄을 맞게 되는 비정규직들은 지속적으로 권고사직 등에 동의하라는 압박을 받고 있다.
에어서울을 제외한 7개 항공사에서 짐을 싼 직원 중 비정규직(245명) 비중이 절반을 넘는다.
글로벌 노선에 전혀 비행기를 띄우지 못해 고정 수입은 없는 반면 매달 수천억 원의 고정비가 지출되고 있는 항공사들이 가장 먼저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인건비다. 항공사들이 매달 써야 하는 고정비 중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30%가 넘는 유류비 다음으로 높다.
당장 퇴직은 아니더라도 국내 모든 항공사가 코로나19 사태 이후 순환, 무ㆍ유급 휴직에 돌입한 상태다.
실직태풍은 2분기에 불어 닥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독일 등에서 코로나19 재확산 조짐이 보이면서 여행 수요가 당분간 늘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유동성 위기로 셧다운 중인 이스타항공은 직원 350명 내외를 구조조정을 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희망퇴직과 정리해고 등을 진행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극심한 재정난으로 희망퇴직금 지급 시점도 지연되고 있다.
여기에 지상조업사, 항공사 하청업체들의 무급 휴직과 해고까지 이어지고 있다. 항공업계 연관 종사자들까지 포함하면 일자리를 잃은 관련 종사자 수는 훨씬 더 많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항공업계의 인력 구조조정이 보다 가속화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코로나 여파가 잠잠해진다 하더라도 정상적인 영업이 가능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해 인력 감축은 내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우울한 예상도 나온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수익성 회복이 더디면 결국 휴직에서 퇴직으로 보다 강도 높은 인력감축 수순을 밟게될 것"이라며 "특히 비정규직부터 해고하고 정규직들에게도 휴직보다는 희망퇴직을 권유하는 분위기가 될 것"이라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