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증시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과 미ㆍ중 무역분쟁 우려로 매물 출회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여전히 코스피보다는 코스닥, 대형주보다는 중소형주 투자가 효과적인 시기라는 진단이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 = MSCI 한국지수 ETF는 1.83%, MSCI 신흥지수 ETF는 0.65% 하락했다. 최근 한국 증시는 개별 종목 장세로 인해 코스피에 비해 코스닥 강세가 뚜렷한 모습이다. 경제 재개에 대한 기대와 경기 바닥론 등에 힘입어 그동안 상승세를 이어왔으나 코로나 재확산 가능성, 경기 회복 지연 우려, 미ㆍ중 무역분쟁 부각 등으로 상승이 제한된 가운데 개별 종목 장세가 펼쳐진 데 따른 것으로 추정한다. 특히 글로벌 경기 회복 지연 가능성으로 외국인의 매물 출회가 지속되고 있어 상대적으로 영향이 적은 점도 코스닥 강세 요인 중 하나였다.
이런 가운데 미국 기술주가 강세를 보였으나 애플 부품주는 하락했고 반도체주는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이는 아이폰 판매가 지난 3월(전년비 -56%)에 이어 4월에도 전년 대비 77%나 급감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데 따른 것으로 추정한다. 비록 애플은 강세를 보였으나 이는 이날 종가를 기준으로 배당금을 지급한다는 데 따른 것으로 추정돼 영향은 크지 않다. 이를 감안 한국 증시는 코로나 재확산 우려와 피터 나바로가 중국이 코로나19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한 점, 미 증시 마감 후 트럼프가 무역 재협상에 관심이 없다고 주장한 점, 애플 부품주 부진 등을 감안 매물 출회 가능성이 크다.
◇김승현 유안타증권 연구원 = 부진했던 5월의 계절성, 트럼프의 대중 강경 발언, 가격부담 등으로 조정 명분을 찾는 분위기다. 급반등 이후 속도조절에 동의하지만 무역분쟁이 다시 핵심 이슈가 될 가능성은 작다고 본다. 1단계 합의이행 평가 속 충돌을 우려하는 시각이 있지만 경기 급락과 대선 일정은 양국 모두 부담이다. 무역분쟁은 지난해 이슈였고 지금은 이로 인해 낮아진 2019년 지표의 기저효과를 볼 때다. 4월 이후 국가별 수익률 상위에 한국과 대만이 있다. 증시도 반응하고 있다.
4월 전세계 PMI는 제조업 39.8, 서비스업 24.0이고, 미국의 ISM지수 또한 41.5로 모두 2개월째 급락 중이다. 저점 예단이 어려운 상황에서 서비스업지수의 하락폭이 월등하다는 특징이 있다. 반면, 중국의 PMI는 저점인 2월 35.7→ 4월 50.8로 반등, 선진국과는 시차가 발견되고 있다. 제조업과 중국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부정적 영향이 덜할 수 있는 환경이다. 4월과 이달 10일까지의 수출액증감률이 -24%와 -46%로 예상보다 더 낮았다. 다만, 지난해 5, 6월 수출부진에 따른 기저와 5월 초 조업일수 감소를 생각하면 증감률의 저점은 4월이 될 가능성이 있다. 중국의 4월 수출액이 수입 급감에도 3.5% 증가했다는 점 또한 5, 6월 지표의 기대요인이다.
미국 증시의 주가수익률(PER)이 20배를 넘었다. 이익 급락 속에 주가는 급반등하면서 5월 MSCI 기준 PER는 21.0배로 상승했다. 2002년 4월 이후 최고치다. 당시 미국증시는 장기간 PER 20배를 넘는 고밸류 시대가 마감돼 가던 시기였다. 한국은 11.0배로 미국의 절반 수준인데, 최근 1년간 이익 부진을 고려하면 앞으로 주가가 상승해도 선행 PER은 큰 변화가 없거나 낮아질 수 있는 여건이다. 21일 중국 양회, 28일 금통위 금리 결정 이벤트도 증시에는 하방지지요인이 될 것이다. 여전히 코스피보다는 코스닥, 대형주보다는 중소형주 투자가 효과적인 시기다. 단기 부담을 인버스 투자로 헤지하고자 한다면, 미국증시 인버스가 좀 더 유리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