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기온이 30도 가까이 올라가는 초여름 날씨가 시작됐다. 야외활동을 심하게 하지 않더라도, 잠시 운전하는 동안의 자외선 노출이 은근 신경 쓰이는 때다.
자외선은 무엇이며 자외선 차단제의 올바른 사용법은 무엇인지 자세한 내용을 유앤정 피부과의원 정운경 원장에게 알아봤다.
◇자외선이란=자외선 노출은 피부 노화와 연관이 있다. 피부 노화는 세포가 나이가 들어 발생하는 '내인성 노화'와 외부적인 요인들이 작용해 발생하는 '외인성 노화'로 나뉜다.
이 중 외인성 노화의 대표적인 원인이 '자외선'이다. 전체 피부 노화 현상의 80% 이상을 차지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런 자외선을 통한 피부 노화를 따로 구분해 '광노화'라고 부르기도 한다.
자외선은 파장에 따라 자외선 A, B, C 로 구분하지만, 이 중 자외선 C 는 오존층을 통과하지 못하기 때문에, 지구상에 도달하는 자외선은 A와 B 뿐이다. 자외선 B는 주로 피부 표면에 작용하고, 자외선 A 는 이보다 깊은 곳에 영향을 미친다. 자외선 노출로 인한 손상이 피부에 누적되면 검버섯ㆍ기미ㆍ주근깨 등의 색소 병변이 생기고, 피부 진피층까지 도달하는 경우 콜라겐ㆍ탄력섬유 등을 변성시키면서 탄력을 떨어뜨려 주름의 원인이 된다. 피부암도 발생할 수 있다.
◇자외선 차단위한 '자외선 차단제' 효과적으로 바르는 법은=자외선을 차단하는 여러 방법 중에 가장 대표적인 것은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하는 것이다. 자외선 차단제를 선택할 때는 '효과'와 '안전'이라는 두 가지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 먼저 자외선 차단 능력이 좋은 제품을 사용해야 하기에 '광범위'자외선 차단제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광범위라고 하는 것은 흔히 말하는 자외선 B 뿐만 아니라 자외선 A 까지 효과적으로 차단하는 것을 말한다. 자외선 B 에 대한 차단 정도는 SPF 30, 40, 50 등으로 표시하며, 자외선 A 에 대한 차단 정도는 나라마다 표기 방법에 있어 조금씩 다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PA +, PA ++, PA +++ 로 표기한다.
자외선 차단 '효과'를 위해서는 당연히 차단 지수가 높은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특히 여러 연구에 따르면 보통 실제 생활에서 바르는 자외선 차단제의 사용량은 권장량의 1/4~1/2 정도에 불과하고, 이처럼 권장하는 양보다 적게 바르면 기대하는 만큼의 자외선 차단 효과를 보기 어렵다. 예를 들면 SPF 30 인 제품을 권장량의 절반만 바르면, 실제 차단력은 SPF 30 이 아니라, SPF 10 에도 미치지 못한다. 그러나 무조건 권장량대로 충분히 바르기도 어렵다. 많은 양을 사용하면 얼굴이 번들거리거나 화장이 들뜨기 쉽기 때문이다.
정 원장은 "자외선 차단 지수가 충분히 높은 제품을 사용해 권장량보다 적은 양을 사용하더라도 부족하지 않은 자외선 차단 효과를 보이도록 하는 것이 좋다"며 "다만 자외선 차단 성분이 많이 들어갈 경우 기름지고 미끈거리는 등 질감이 좋지 않을 수 있어 자외선 차단 지수가 상대적으로 낮지만, 사용감이 비교적 좋은 제품으로, 충분한 양을 자주 덧발라주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또 자외선 차단제를 선택할 때는 '안전성'도 고려해야 한다.
자외선 차단제는 크게 물리적 차단제와 화학적 차단제로 나눌 수 있다. 물리적 차단제는 피부에 막을 형성해서 빛을 아예 차단하고 산란시켜 차단 효과를 낸다. 반면, 화학적 차단제는 자외선 차단 성분이 빛을 흡수해 소멸시킨다. 성분측면에서 더 안전성이 높은 것은 물리적 차단제다. 화학 성분이 함유되지 않은 물리적 차단제는 입자를 작게 만든 상태에서도 피부 표면에만 머물 뿐 전신 흡수가 적고, 피부 자극이나 알레르기를 일으킬 확률도 낮다. 어린 아이들이나 피부가 민감성 피부에 사용해도 무리가 없다. 물리적 차단제의 대표적인 성분은 이산화티타늄(티타늄 디옥사이드)과 산화아연(징크 옥사이드)이다. 그러나 물리적 차단제의 단점은 바른 부위가 하얗게 보이는 백탁 현상과 피부에 발랐을 때 건조한 느낌이다. 시중의 제품들 대부분이 물리적 차단제와 화학적 차단제가 적절히 배합한 제품을 내놓는 것도 이 때문이다.
◇어린아이들의 '자외선 차단'방법은=소아는 성인보다 자외선에 더 취약하다. 또 성인보다 자외선 차단제에도 더 취약하다. 소아들의 피부가 얇고 자극에 더 예민하며 체중에 비해 표면적이 넓기 때문이다. 따라서 6개월 미만의 영아는 모자나 옷 등으로 햇빛에 노출되는 것을 막아주면서 자외선 차단제를 함께 이용하는 것이 좋다.
정 원장은 "미국 소아과 학회에서는 6개월에서 2세까지의 나이에서는 피부를 통한 흡수가 적고, 피부 자극이나 알레르기 등의 부작용 우려가 낮은 물리적 차단 성분, 특히 이산화티타늄을 원료료 한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며 "자외선 차단제 사용시 눈에서 조금 떨어진 부위까지만 발라주고, 혹시라도 제품이 눈에 들어가 자극이 된다면 바로 물로 씻어줘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