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봤다] 화훼농가, 코로나19 위기 넘기고 봄바람 불까…어버이날 앞둔 '꽃시장' 풍경은?

입력 2020-05-07 17:12 수정 2020-05-07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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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훼농가를 도웁시다."

올 2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입학식, 졸업식, 결혼식 등 각종 행사가 대거 취소되면서 어려움을 겪는 화훼농가와 소상공인을 돕기 위해 '플라워 버킷 챌린지'가 시작됐다.

화훼농가를 돕기 위한 '플라워 버킷 챌린지'에는 공공기관과 기업이 적극적으로 나섰고, 다양한 분야의 인사들도 참여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전국이 코로나19를 피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속하고 각종 행사가 여전히 진행되지 못하면서 화훼농가는 위기를 온전히 탈피하기란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던 4월 중순부터 신규 확진자가 줄어들고, 5월 6일을 기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됐다.

위기를 가까스로 버텨낸 화훼농가에 5월은 매우 중요한 달이다. 5월에는 어버이날과 스승의 날이 있는 '가정의 달'로, 2~3월과 함께 1년 매출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2~3월 대목을 놓친 화훼농가가 5월 매출까지 저조하면 존폐 위기에 처할 수밖에 없다.

'카네이션' 하면 떠오르는 5월 8일 '어버이날'을 하루 앞두고 화훼업계의 모습은 어떤지 알아보기 위해 서울시 서초구 양재동 화훼공판장(양재꽃시장)을 찾아갔다.

▲서울시 서초구 양재동 화훼공판장 정문이 7일 어버이날을 앞두고 많은 차량들로 복잡하다. (이해람 인턴기자 haerami0526@)
▲서울시 서초구 양재동 화훼공판장 정문이 7일 어버이날을 앞두고 많은 차량들로 복잡하다. (이해람 인턴기자 haerami0526@)

◇'워크맨' 장성규도 다녀간 '양재꽃시장'…어버이날 앞두고 '북적'

양재꽃시장에서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인 양재시민의숲역을 나서자마자 꽃다발을 손에 쥔 시민들이 눈에 띄었다. 생화를 신문지에 감싼 채 품에 안은 시민들은 부모님에게 마음을 전달한다는 설렘과 함께인 듯 보였다.

양재꽃시장 정문에 들어서자마자 수많은 차량으로 북적였다. 주차장이 가득 차 있음에도 입구로 진입하는 차량은 끊이질 않았다. 화훼업계에는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어버이날일 것이다.

기자가 처음 방문한 시장임에도 익숙함이 느껴졌다. 바로 이곳이 최근 유튜브 채널 '워크맨'에서 장성규가 '꽃시장 알바' 편을 촬영한 장소였기 때문. '워크맨' 장성규가 양재꽃시장에서 하루 동안 알바 체험을 한 영상은 지난달 유튜브를 통해 공개됐다.

▲어버이날을 앞두고 양재꽃시장에 많은 시민이 방문했다. (이해람 인턴기자 haerami0526@)
▲어버이날을 앞두고 양재꽃시장에 많은 시민이 방문했다. (이해람 인턴기자 haerami0526@)

주차장을 지나 지하상가에 들어서자 보인 것은 사방을 가득 메운 꽃이었다. 빨간색 카네이션뿐 아니라 형형색색의 꽃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꽃잎과 함께 '어버이날, 자식에게 받고 싶은 선물' 1위를 차지한 현금이 포장된 다발들도 눈에 띄었다.

상가를 가득 채운 것은 꽃뿐이 아니었다. 어버이날 선물을 준비하는 시민들도 상가에 가득 차 있었다. 3만5000원짜리 꽃다발을 2만7000원에 달라는 손님부터, 부모님의 안녕을 기원하는 글귀를 적는 손님까지 다양한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8000원을 깎아달라는 손님은 결국 1000원 싼값에 꽃다발을 구매했다. 자유로운 '에누리'도 시장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정겨운 분위기다.

바삐 일하느라 부모님을 직접 찾아뵙지 못하는 손님들은 꽃을 택배로 부치기도 한다. 시장 한쪽에는 상자에 포장된 꽃다발이 가득 쌓여있기도 했다. 얼굴을 보진 못해도 마음이라도 전달하려는 것이 자식의 마음이다.

(이해람 인턴기자 haerami0526@)
(이해람 인턴기자 haerami0526@)

그런 마음들은 꽃다발에 묶인 띠에 가득 적혀 있었다. "사랑해요"라고 고백하기도 하고, "엄마가 최고"라고 애정을 가득 담은 문구가 보이기도 했다.

양재꽃시장에서 꽃가게를 운영하는 김미숙 씨는 "코로나19 여파로 매출이 많이 줄고, 가게도 어려웠다. 그러나 기업들의 (플라워 버킷 챌린지) 캠페인이 큰 도움이 됐다"며 "어버이날을 앞두고 많은 손님이 찾아와 매출이 올랐다"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꽃가게 상인 박연례 씨는 "예년보다 매출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어려운 상인들에게 힘을 주는 데는 충분하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강남역 인근 어버이날 꽃다발을 판매하고 있는 노점. (박서준 인턴기자 yahoo1221@)
▲강남역 인근 어버이날 꽃다발을 판매하고 있는 노점. (박서준 인턴기자 yahoo1221@)

◇꽃 판매처 다양해지면서 매출 줄었지만…"다 같이 힘내자"

꽃시장이나 꽃가게에서만 어버이날 카네이션 꽃다발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길거리 노점뿐 아니라 편의점, 카페에서도 어버이날을 앞두고 카네이션을 판매하고 있다.

이곳에는 꽃가게만큼 다양하고 화려한 꽃다발이 놓여 있지는 않지만, 꽃가게까지 가지 않아도 퇴근길에 한 다발 사 가는 것이 편리하다 보니, 적지 않은 시민들이 찾고 있다.

강남역 인근에서 노점을 운영하는 이민용 씨는 "원래 강아지용 의류를 판매하고 있지만, 매년 어버이날이 다가오면 꽃다발을 판매한다. 많은 손님이 찾는 편"이라고 전했다.

이민용 씨는 "코로나19 여파로 올해는 이 근방에서 카네이션을 판매하는 곳은 여기뿐"이라며 "손님이 줄어 지난해와 달리 5분의 1 정도의 꽃만 들여왔다. 그래도 어버이날을 맞아 수익이 늘었다"고 말했다.

꽃가게가 아닌 다양한 업종에서도 꽃다발을 판매하면서, 꽃가게를 찾는 손님도 줄어들었다. 이에 대해 박연례 씨는 "매출에 영향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꽃을 시장에서 사 가는 경우도 있다. 직접 꽃다발을 제작한 뒤 판매하기 위해 여기서 꽃꽂이를 배워가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 같이 힘든 시기인데, 어버이날을 계기로 같이 힘냈으면 좋겠다"고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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