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리튬이온전지보다 안전하면서도 가격은 절반 수준인 차세대 이차전지 개발에 성공했다고 7일 밝혔다.
전지는 한번 쓰고 버리는 건전지와 같은 일차전지와 충전해서 다시 쓸 수 있는 이차전지로 구분된다. 이차전지는 외부의 전기에너지를 화학에너지의 형태로 바꿔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전기를 만들어내는 방식이다.
현재 주로 쓰이는 리튬이온전지는 납축전지보다 유해물질 배출이 적고 충·방전이 반복될수록 전지 용량이 감소하지 않으며 에너지밀도가 높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리튬이온전지에 사용되는 전해질은 불이 붙기 쉬운 인화성 유기물을 사용해 화재 등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았다.
또 리튬이온전지의 핵심 소재인 리튬은 볼리비아, 칠레 등 남미 일부 지역에만 있어 원재료 수급 불안정과 가격 상승은 에너지저장장치(ESS)의 초기설치 비용을 증가시켰다.
이에 한전은 리튬이온전지의 안정성, 고비용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2017년부터 3년간 연구를 진행해 망간(Mn)을 이용한 20Ah급 차세대 이차전지를 개발했다.
이번에 개발한 20Ah급 망간 이차전지는 리튬이온전지의 양극 물질을 지구에서 12번째로 풍부한 원소인 망간으로 대체한 것이다. 망간과 산소와 결합한 이산화망간은 알칼리 건전지 등의 양극 물질로 주로 쓰인다.
20Ah는 20A 전류를 1시간 동안 사용 가능한 양으로 ESS에 들어가기 위한 이차전지의 최소 용량이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망간을 이용한 이차전지는 대용량화의 어려움으로 용량이 1Ah 이내가 최대였다.
리튬보다 훨씬 저렴한 망간을 사용해 비용을 낮췄고 전해질은 불이 붙지 않는 수용액을 사용해 안전성을 강화했다.
한전은 현재 국내에서 ESS용으로 운용 중인 리튬이온전지를 절반 가격 수준인 망간 이차전지로 교체하면 총 2500억 원을 절감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전 전력연구원 관계자는 "태양광, 풍력 등 날씨의 영향을 받는 신재생에너지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대용량 ESS를 구축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며 "한전의 차세대 이차전지는 ESS 구축 비용을 절반 수준으로 낮출 수 있어 국내 ESS 활성화를 통한 신재생에너지 확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