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중개지원대출(금중대) 중 신성장일자리지원대출 실적이 10개월째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사상 처음으로 8조 원을 돌파했다. 세액공제에 이어 설비투자와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을 지원하고, 기술형 창업지원 기준을 완화하는 등 조치를 취하는 등 제도개편 효과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금중대 전체 잔액도 17조4000억 원에 육박해 2년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 같은 증가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아울러 3월부터 지원하기 시작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업체 지원실적도 5월부터는 통계에 잡히면서 증가세를 키울 것으로 보인다.
금중대란 은행으로 하여금 중소·중견기업 등에 대한 대출 확대를 유도하기 위해 동 대출 취급실적에 비례해 한은이 은행에 낮은 금리로 자금을 공급하는 제도다. 대출금리는 프로그램별로 0.5%에서 0.75%로 차등 적용하던 것을 3월 16일 임시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일률적으로 0.25%로 낮췄다.
금중대는 통상 시중은행에서 먼저 대출이 이뤄지고 이를 바탕으로 한은에서 자금이 집행된다. 이에 따라 4월 금중대 실적은 2개월 전인 올 2월 시중은행에서 집행된 대출실적이다.
프로그램별로 보면 신성장·일자리지원대출은 2136억 원 증가한 8조470억 원을 기록해 10개월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제도개편을 단행한 효과가 본격화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한은 금통위는 2018년 9월 20일 일자리 창출기업 범위를 기존 청년고용에서 전체고용으로 확대하고,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등으로 세액공제를 받은 기업을 지원대상에 포함시켰다. 또, 작년 8월 30일 일본 경제보복 등에 대한 대응 조치로 소재·부품·장비(소부장) 등을 중심으로 설비투자 3조 원, 운용자금 1조 원을 각각 지원하고, 기존 창업기업 지원요건을 완화했다.
당시 금통위는 지방중소기업 지원도 강화했다. 금융당국의 햇살론 시행에 따라 전환대출이 중단되면서 5000억 원으로 배정했던 영세자영업자지원 프로그램에 대한 신규대출을 작년 11월 13일부터 폐지한 바 있다.
순증액에 대비해 대출을 늘려주면서 작년 12월부터 한도를 초과했던 무역금융지원대출은 1억 원 증가한 1조5009억 원을 기록했다. 영세자영업자지원대출은 7억 원 감소한 174억 원을 보였다.
지방중소기업지원은 전월과 같은 5조9003억 원을 기록했다. 앞서 지난해 4월 한은은 속초, 고성, 강릉 등 강원지역 산불피해를 입은 중소기업을 지원키 위해 본점 한도유보금 100억 원을 1년간 지원키로 한 바 있다.
프로그램별 한도는 2월 27일 금통위에서 코로나19 피해업체 지원을 위해 5조 원을 증액하면서 조정됐다. 신성장·일자리지원 11조 원, 중소기업대출안정화 5조5000억 원, 무역금융지원 2조5000억 원, 지방중소기업지원 5조9000억 원, 한도유보분 1000억 원이다. 증액된 5조 원은 2021년 11월말(2020년 9월 말 은행취급분의 1년 만기 후)까지 한시 적용될 예정이다.
한은 관계자는 “소재·부품·장비 등 신성장 관련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다. 코로나19 관련 지원도 늘 것으로 보여 계속 많이 늘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