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해 ‘4+1’ 협의체를 통해 공수처 설치와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등 내용을 담은 패스트트랙 법안을 관철하는 것과 관련해 “훗날 제가 짊어져야 할 역사적인 책임이 있다면 제 몫으로 다 지고 가겠다는 다부진 마음을 먹었다”고
이 원내대표는 이날 임기 종료를 앞두고 국회에서 가진 마지막 기자간담회에서 “(4+1 패스트트랙 공조의) 혹평은 제 몫이고 영광은 모두 국민의 것으로 여기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원내대표의 임기는 오는 7일까지다. 민주당은 오는 8일 새 원내대표를 선출한다.
이 원내대표는 패스트트랙 처리 과정에 대해 “국민께 약속했던 공존의 정치, 협치의 새 마당을 만들지 못한 것은 두고두고 아쉽다. 품격있는 경쟁을 벌이지 못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작년 11월 말 나경원ㆍ오신환 원내대표와 마지막 협상 기회가 있었는데 황교안 통합당 대표가 노숙 단식에 돌입하면서 협상의 문이 닫혔다. 결국 태극기 부대와 극우세력이 국회에 난입하는 모습을 보고 단호해야 한다고 마음먹었다”며 강행 처리를 결심한 과정을 설명했다.
이 원내대표는 지난해 원내대표로 선출된 순간부터 일본의 경제보복, 추가경정예산안(추경)안 처리, 비례대표 선거용 위성정당 논란,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방역과 4ㆍ15 총선 등 임기 동안 마주했던 현안을 하나하나 되짚어가며 소회를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하나같이 감당하기 벅찬 과제였지만 국민 여러분 덕에 모두 다 해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에 원내대표가 됐을 때 혹자는 친문(친문재인)이 아니라 강한 추진력을 발휘하지 못할 것이란 걱정도 했다. 그러나 끝날 때 가보니 할 일은 거의 다 했다고 평가하는 분들이 있다”며 “대표적으로 유시민 선배 말씀이 참 고맙다. 비어 있던 제 가슴 한 편이 채워지고 지난날 우리 내면에 쌓아뒀던 반목과 분열, 상처가 아무는 큰 위로의 말씀이 됐다”고 덧붙였다.
이 원내대표는 ‘압승’으로 평가되는 4ㆍ15 총선 결과와 관련해서도 “민주당이 총선에서 이겼다고 운명의 앞길이 저절로 열릴 일이 없다”며 “안주하면 다시 무덤 앞에 서게 되고 혁신하면 푸른 초원을 내달리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총선에서 이겼지만, 우리가 짊어진 숙제가 한 짐이다. 코로나 경제 위기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방역이 1차 세계대전이라면 경제는 2차 세계대전과 같다”며 “저부터 이등병 자세로 코로나 2차경제대전 전선에 나서겠다”고 했다.
아울러 이 원내대표는 향후 행보와 관련해 “원내대표 임기를 마치지만 저의 눈은 조국의 미래를 향할 것이고 저의 마음은 가장 낮은 곳에 있는 서민들의 절박한 민심에 둘 것”이라며 “당장은 아니더라도 언젠가 일하러 돌아올 기회가 있으면 더 담백하게 돌아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