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사 위기는 곧 기회"…1000억 국내 보톡스 시장 새판 짜나

입력 2020-04-29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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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종근당/휴젤/휴온스/대웅제약)
(사진제공=종근당/휴젤/휴온스/대웅제약)

품목허가 취소가 예고된 메디톡스의 '메디톡신' 빈자리를 노리는 제약·바이오기업들의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대형 제약사 종근당까지 보툴리눔 톡신 시장에 뛰어들면서 새판 짜기로 이어질지 관심을 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종근당은 다음 달 1일 보툴리눔 톡신 '원더톡스'를 출시한다. 원더톡스는 보툴리눔 톡신 A형 제품으로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의 분비를 억제해 근육의 움직임을 제어한다. 휴온스의 보툴리눔 톡신 '리즈톡스'와 동일한 제품으로 휴온스글로벌이 생산을 맡는다.

종근당은 2013년 미용 전담사업부인 뷰티&헬스(BH)사업부를 신설하고 히알루론산 필러, 리프팅용 실, 가슴보형물 등 다양한 미용성형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특히 2014년부터 휴젤의 보툴리눔 톡신 '보툴렉스'를 공동판매하며 영업·마케팅 노하우를 쌓았다. 지난해 6월 30일부로 계약을 종료하고 원더톡스를 통해 국내 에스테틱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종근당 관계자는 "BH사업부가 충분한 영업력과 노하우를 확보하고 있다"면서 "기존 미용성형 제품들과 시너지를 통해 원더톡스의 시장 점유율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메디톡신에 이은 국산 2호 보툴리눔 톡신 '보툴렉스'를 보유한 휴젤은 '메디톡스 누르기'에 나설 전망이다. 보툴렉스는 2016년부터 국내 보툴리눔 톡신 시장 점유율 1위를 이어가고 있다. 메디톡신과는 국내 시장의 85%를 양분해 왔다. 종근당과 공동판매가 종료된 후에도 성장세를 유지, 지난해에만 613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출시 1주년을 앞둔 휴온스의 '리즈톡스'도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낼 기회를 맞았다. 리즈톡스는 지난해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획득하고 6월 국내 시장에 나왔다. 휴온스는 히알루론산 필러 '엘라비에 프리미어'와 의료장비 '더마샤인' 시리즈 등으로 구축한 국내 미용 성형 시장 지배력을 기반으로 보툴리눔 톡신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또한, 적응증 확대를 위해 임상을 진행, 연내 '눈가주름 개선' 적응증을 추가할 계획이다.

이들 외에도 유바이오로직스, 제테마, 칸젠, 이니바이오, 제네톡스 등 바이오 기업들이 보툴리눔 톡신 시장 진출을 선언하고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유바이오로직스의 보툴리눔 톡신은 내년 출시가 목표다. 제테마는 동화약품과 손잡고 미용 목적을 넘어 치료 영역의 적응증을 연구 중이다.

국내 보툴리눔 톡신 시장은 1000억~1500억 원 규모로 추산된다. 메디톡스와 휴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대웅제약, 휴온스, 미국 앨러간 등이 300억 원가량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경쟁이 과열되면서 레드오션이란 지적이 잇따랐지만, 갑작스러운 메디톡스의 위기와 때맞춘 종근당의 등장 등으로 일대 전환점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식약처는 지난 17일 메디톡스가 생산하는 보툴리눔 톡신 제제 ‘메디톡신주’에 대해 무허가 원액으로 제품을 생산 및 정보를 조작해 국가출하 승인을 받은 혐의로 잠정 제조·판매·사용을 중지하고, 품목허가 취소에 들어갔다.

업계 관계자는 "메디톡스의 공백으로 다른 보툴리눔 톡신 기업들에 기회가 열렸다"면서 "휴젤의 반사이익이 기대되는 가운데 종근당이 시장에 판도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할 만 하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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