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동력 확보'…범용제품 고도화 나서는 롯데케미칼

입력 2020-04-30 11:00 수정 2020-04-30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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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공장 HDPE 파일럿 플랜트 설치

▲롯데케미칼 여수공장 야경 (사진제공=롯데케미칼)
▲롯데케미칼 여수공장 야경 (사진제공=롯데케미칼)

고부가 스페셜티(Specialty) 제품군 확대를 신성장 동력으로 삼은 롯데케미칼이 기존 범용성 제품들도 고도화를 추진한다.

30일 석유화학 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여수 공장에 고밀도폴리에틸렌(HDPE)의 파일럿 플랜트(pilot plant)를 짓고 있다. 올해 9월 완공 예정이다.

파일럿 플랜트란 대규모 공장 생산 플랜트 건설에 착수하기 전에 공정, 설계, 조작 등 자료를 얻기 위해 소규모로 만드는 설비다. 일종의 시험 장치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여수 HDPE 라인의 제품을 개선하고 좀 더 나은 그레이드의 제품을 개발하는 테스트를 위한 시설을 짓고 있다"며 "구체적으로 어떤 목적인지는 밝힐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HDPE는 에틸렌을 중합하여 제조하는 열가소성 수지로 범용제품으로 팔레트, 일반용기, 연료탱크, 파이프, 포장필름 등 다양한 제품의 원료로 쓰인다. 롯데케미칼은 자체개발한 중합용 촉매를 사용해 HDPE를 만들고 있다.

업계에서는 롯데케미칼이 범용제품인 HDPE를 고도화해 부가가치를 높이려는 시도로 보고 있다.

일례로 대한유화는 자체 개발을 통해 HDPE를 초고분자량폴리에틸렌(UHMWPE) 등에 사용할 수 있는 고부가 상품으로 만들었다. 이 제품은 리튬이온 배터리 분리막인 LiBS과 방탄헬멧 등에 사용된다.

롯데케미칼을 비롯해 석유화학 업계에서는 최근 범용화학에서 벗어나 고부가 스페셜티 제품과 소재 중심으로 전환하는 움직임을 이어가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8월 스페셜티 전문 소재 자회사인 롯데첨단소재를 합병하기로 결정하고 올해 1월 합병작업을 마쳤다. 국제 유가 등에 영향을 크게 받는 화학사업의 안정성을 높이고 스페셜티 소재까지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기 위한 차원이다.

해외에서도 미국 에탄크래커(ECC)와 에틸렌글리콜(EG) 공장을 가동하고, 지난해 9월에는 터키 엔지니어드 스톤 시장점유율 1위 업체 벨렌코(Belenco)의 지분 72.5%를 인수하기도 했다.

김교현 롯데케미칼 대표이사는 올해 신년사에서 "기존 사업의 경쟁력 강화와 신성장 동력을 찾아야 한다"며 "안정적인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는 고부가 스페셜티 사업진출을 위한 조직과 세부 실행 전략도 준비해야 한다"고 다짐했다.

LG화학은 최근 "첨단소재본부는 트렌드 기반의 스페셜티 소재 사업자 전환 위해 선택과 집중을 하고 있다"고 밝혔고,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 SK종합화학도 작년 10월 아르케마의 고기능성 폴리머 사업부를 3억3500만 유로에 인수했다.

석유화학 업계 관계자는 "석유화학 업계 전반적으로 기존 범용 제품으로는 미래 성장성을 찾을 수 없다는 인식이 있다"며 "지속적인 투자로 고부가 스페셜티 제품군을 늘리고, 기존 범용제품의 고도화 작업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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