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석 '슈퍼 여당'을 이끌 더불어민주당의 21대 국회 첫 원내대표 후보 등록을 나흘 앞두고 원내대표 후보들이 물밑 선거운동에 돌입했다.
민주당은 이번 주 내 계파와 친분관계 등을 고려한 '교통정리'로 다음 주 초 후보군을 확정할 예정이다.
23일 민주당에 따르면 원내대표 출마 의사를 굳힌 의원은 김태년(4선), 정성호(4선), 전해철(3선) 의원 등이다.
출마에 마음을 굳힌 도전자들은 21대 초선 당선인들에게 축하 전화를 돌리는 등 일찌감치 지지표 확보에 나섰다. 전 의원은 총선 이후 초선 당선인 전원에게 꽃바구니를 보내 당선 축하 인사를 전했고, 김 의원과 정 의원도 전화와 문자 메시지로 스킨십을 늘리고 있다.
노웅래 의원과 박완주 의원도 전화와 문자 메시지 등으로 당선인들에게 인사를 전했다.
현재 친문에서는 김태년·전해철 의원이 출마를 확고히 한 상태지만 사무총장 윤호중 의원도 원내대표 도전을 고려 중이다. 다만 윤 의원이 김 의원과 같은 '이해찬계'인 점에서 어떤 방식으로든 정리를 거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당내 한 중진 의원은 "전해철, 김태년, 윤호중 세 의원은 색이 비슷하기 때문에 모여서 단일화를 할지에 대해 논의를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비문계에선 정성호 의원이 출마 의사를 굳혔고, 정책위의장 조정식 의원(5선),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인 노웅래 의원(4선)과 국방위원장 안규백 의원(4선)도 출마를 고심 중이다. 또 '더좋은미래'(더미래) 소속 3선의 윤관석, 박완주 의원 등이 후보군으로 꼽힌다. 원내대표 후보군으로 거론된 박홍근 의원은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비문 그룹에선 내부 조율을 거쳐 '후보 단일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더미래 내에서는 20대 국회 원내대표 4인 중 더미래 출신이 3명이나 됐던 만큼 이번에는 더미래 소속 의원이 출마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당내에선 "예전보다 계파 구분이 없어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친문과 비문 간 그룹 경쟁 구도가 엿보인다. 민주당 한 재선 의원은 "친문이라 하더라도 서로 성향이 다르고 비문도 각자의 경쟁력으로 승부를 펼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때문에 68명에 이르는 초선 의원 표심이 당락을 결정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초선 다수는 친문이 상당수 포진돼 친문 그룹이 유리할 것으로 분석된다.
초선에는 고민정 전 청와대 대변인 등을 포함한 청와대 출신만 15명이고,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이 영입을 주도한 영입인재 15명, 문재인 정부 공직자 출신 4명도 친문 성향이다.
그러나 후보들이 단일화하지 않는다면 초선 의원들의 마음이 흩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 초선 당선인은 "후보가 확정되진 않았지만 아무래도 친한 분에게 마음이 쏠리지 않겠느냐"고 밝혔다.
또 박원순 서울시장 그룹과 무(無) 성향 당선인들도 20명이 넘어 이들의 표심이 어디로 흐를지도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