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 정부수혈, 빚 못갚고 금고 바닥난 항공업계 살릴까?

입력 2020-04-23 15:27 수정 2020-04-23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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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달 고정비 9000억ㆍ1분기 손실액 6000억…지원규모 관건

▲텅 빈 인천국제공항. 신태현 기자 holjjak@
▲텅 빈 인천국제공항. 신태현 기자 holjjak@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생존 기로에 선 항공업계 대상으로 추가 자금 지원, 비용 부담 완화를 결정해 항공사들의 숨통이 다소 트이게 됐다.

다만, 이미 상반기에만 항공업계 매출 손실 규모가 6조 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예상돼, 어느 정도 규모의 자금 지원이 이뤄질지가 최대 관건이다.

2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기간산업에 40조 원 이상을 투입하기로 했으며 이 중 항공업계 대상 지원 규모는 이르면 이번 주 내로 발표할 방침이다.

이번에는 자구 노력 전제로 지원 범위를 대형항공사(FSC)까지 늘린 만큼 항공업계는 "다양한 자구안을 시행해 매출 만회를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는 입장이면서도 최소 경영을 이어갈 수 있을 정도의 지원 규모를 기대하고 있다.

노선 운항이 90% 가까이 올스톱 돼 현금 흐름이 막혀버린 항공사들의 재정상태는 그야말로 바닥이다. 수익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인건비 등 매달 고정비만 9000억 원을 육박해 2조 원에도 못 미치는 현금은 거의 바닥났고, 1분기 영업 손실액만 6000억 원 가량 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항공의 지난해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약 8163억 원으로 매달 고정비만 4000억~5000억 원이 지출되고 있어 2개월 이상 버티기 힘든 상황이다. 1분기에만 영업손실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가 1678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당장 이달 말 만기 도래하는 회사채만 2400억 원에 달한다.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이 872%인 대한항공은 올해 연말까지 상환해야 할 차입금은 총 4조300억 원이다.

아시아나항공은 현재 매월 고정비가 2000억~3000억원 가량 소요되는 가운데, 지난해 말 기준 현금성 자산은 1942억 원에 불과해 이미 곳간은 비었다. 이에 1분기 영업손실은 1634억 원 가량이 예상된다.

지난해 말 부채비율은 1387%로 올해 아시아나항공이 막아야 하는 차입금은 2조5000억 원 에 달한다. 이에 KDB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이 아시아나항공에 1조7000억 원의 신규 자금을 투입하기로 했다.

전체 매출 비중의 30% 가량인 일본 노선이 무너지며 지난해부터 적자를 냈던 저비용항공사(LCC) 사정은 더욱 심각하다.

지난해 말 국내 LCC 6곳이 보유한 현금은 6000억 원 안팎으로 매달 지출되는 고정비만 2000억~3000억 원인 점을 감안하면 현금성 자산이 바닥난 지는 오래다. LCC들의 1분기 손실은 제주항공 609억 원, 진에어 497억 원, 티웨이 379억 원, 에어부산 약 400억 원 등 총 2000억 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국적사들의 상반기 매출 손실만 6조3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는 가운데, 항공업에 할당되는 정부 자금 지원 규모가 생존 여부를 결정하는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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