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제 산적ㆍ당내 일부 반대 의견도…당 재건 '산 넘어 산'
4·15 총선에서 역대 최악으로 참패한 미래통합당이 쇄신 카드로 김종인<사진> 전 통합당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을 또다시 꺼내 들었다. 사실상 ‘무기한 비대위’를 요구하고 있는 김 전 위원장이 새 지도부를 꾸리더라도 김종인호 비대위가 성공하기까지 난제는 산적해 체제 정비를 위한 추가 진통은 불가피해 보인다.
심재철 당 대표 권한대행은 2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후 ‘김종인 비대위 체제 추진’ 방침을 밝혔다. 전날 통합당 현역 의원 및 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 당선자들 142명에게 전화 설문조사를 한 결과 다수가 ‘김종인 비대위’에 찬성했다고 그는 설명했다. 비대위 기간과 김종인 비대위가 조기 전당대회를 거절할 경우 당이 수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물음에는 “직접 만나 말씀을 들어볼 생각”이라고 했다.
앞서 김 전 위원장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 인터뷰에 “조기 전당대회가 전제된다면 비대위원장을 할 수 없다”며 “7월이나 8월 전당대회를 전제로 한 비대위원장직이라면 나한테 말할 것도 없다”면서 당 대표급의 ‘전권’을 가진 비대위를 요구했다. 조건부 수락을 한 셈이다.
김 전 위원장의 비대위 목표는 ‘대선 준비’로, 그가 염두에 둔 비대위 활동기간은 정치권이 2022년 대선 체제로 재편되는 내년 상반기까지로 보인다. 그는 “대선까지 당을 어떻게 수습해서 다음 대선에서 이길 수 있을 것이냐가 이 당의 가장 초미의 관심사가 돼야 하는데, 상당수 분은 그것에 대한 인식이 별로 없는 것 같다”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 당내에선 김 전 위원장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이 엿보인다. 인명진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은 MBC라디오에서 “이번에 비대위원장이 또 누가 나오면 여덟 번째가 된다. 이게 참 통합당 고질병”이라고 비판했고, 정진석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아무리 늦어도 다음 주 초에는 당선자 대회를 열고, 5월 초 새 원내대표(당 대표 권한대행)를 선출해야 한다”며 ‘김종인 비대위’를 반대했다.
당내 반발에 대해 김 전 위원장은 기선 제압을 시도하기도 했다. 그는 “의사가 병든 환자를 고치려고 하는데 환자가 의사의 말에 제대로 순응을 해줘야 병을 고치지, 환자가 반항하면 의사가 치유할 수 없는 것 아니냐”면서 “비대위원장을 하면서 웬만한 잡음은 제어를 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김 전 위원장이 비대위 운전대를 잡는다면 당 쇄신을 위한 고강도 조치들이 쏟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당 해체’가 아닌 ‘재창당’ 수준의 당 재건을 앞세웠다. 또 비전을 가진 청년 인재들이 대거 기용될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위원장이 내세울 수 있는 주요 인물은 서울 도봉갑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김재섭 후보(1987년생), 경기 김포갑에서 떨어진 박진호 후보(1990년생) 등이 언급된다. 수도권에서 뽑힌 김은혜(1971년생), 배현진(1983년생) 당선인과 중진 중에선 유의동(1971년생), 하태경(1968년생) 의원 등이 거론된다.
다만 그는 "30·40세대가 뭘 하려면 자기가 나름대로 뚜렷한 비전을 제시하고 노력하면 되는거지, 막연하게 3040을 인위적으로 전면에 배치하란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