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음원 조작 가능성을 제기하며, 이용자 중심 음원 정산 방식 도입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21일 ‘음원 생태계의 발전을 위한 음원 정산 방식 개선방안’ 세미나에서 네이버는 이 같이 주장했다.
이날 이태훈 네이버 뮤직비즈니스 리더는 ‘바이브 페이먼트 시스템(VPS)’을 소개하며, 소수의 이용자가 집중적으로 재생수를 발생시키는 사례를 소개했다.
예컨대 한달동안 곡 A의 재생 수를 분석한 결과 6명이 총 3만481번 재생했는데, 이는 1인 평균 월간 5080번 음원을 재생한 셈이다.
그는 “네이버가 사용자의 패턴 분석과 자체 실험을 토대로 분석한 결과 정상적인 상태에서 1인당 월 1000번의 재생을 넘기기는 매우 어렵다”며 “1000번 이상 재생을 사용자는 재생수 조작을 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이 리더는 “전국민에게 골고루 인기있는 가수의 정산 금액이 증가했고 일부 인디밴드는 오히려 정산 금액이 감소했다”며 “새 시스템에선 재생 수를 조작하는 어뷰징이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음원 정산 방식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는 것은 시장의 급격하게 성장하는 만큼 건전한 생태계 조성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2018년 국내 음원시장 규모는 전 세계 6위 시장 규모이며, 2017년 대비 17.9%로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2018년 9월 기준 최근 1년 간 음원 감상시 이용하는 수단 또는 서비스로 ‘음원 스트리밍’을 이용한다는 응답이 58.6%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음원 스트리밍 및 다운로드 서비스 이용자 중 유료로 이용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2018년 68.7%로 2017년 대비 14.8% 증가했다.
세계 시장으로 음악 산업을 확대하기 위해서도 음악의 다양성이 유지돼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곽규태 순천향대 글로벌문화산업학과 교수는 “음악의 양적 다양성과 함께 질적 다양성이 증가하길 기대한다”며 “세계로 시장을 돌릴려면 음원의 다양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세미나에선 음원 스트리밍 사이트의 정산 방식이 상위 100개 음원에 집중되는 점을 보완하기 위해 개별 이용자 중심의 정산방식이 도입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개별 이용자 중심의 정산 방식으로 ‘음원 사재기’를 방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상우 연세대 정보대학원 교수는 이날 세미나에서 “기존 음원 스트리밍 사이트 대부분에서 채택한 전체 재생수에서 특정 음원 재생의 비율만큼 수익을 나눠갖는 방식에서 이용자별 재생수를 기준으로 변경하면 건강한 음악 생태계 유지에 기여할 수 있다”며 이 같이 강조했다.
대부분의 음원 스트리밍 사업자들은 이른바 ‘비례 배분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음원 저작권자 A는 전체 이용자의 재생 횟수에서 자신의 음원 B의 재생 횟수의 비율만큼 스트리밍 이용료 수익을 배분받는다. 반면 이 교수가 제시한 ‘이용자 중심 음원 정산 방식’은 개별 이용자별로 재생 수를 비교하는 방식이다. 소수의 사용자가 특정 음원을 반복 청취해 재생 비중을 높게 할 수 있는 여지가 줄어든다는 게 이 교수의 주장이다. 특히 소수의 사용자를 이용해 순위를 높이는 ‘음원 사재기’ 악용 사례도 낮출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편, 국내 음원 시장은 카카오의 ‘멜론’, KT가 운영하는 ‘지니뮤직’, SK텔레콤의 ‘플로’, NHN의 ‘벅스’ 등이 시장을 점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