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이 유동성 위기 극복을 위해 매각을 진행 중인 ‘두산솔루스’가 대기업들과 대형 사모펀드(PEF)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가운데, 매각의 관건은 결국 ‘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두산솔루스의 성장성을 높게 평가하면서도 두산이 매각가를 지나치게 높게 요구할 경우 매각 협상이 장기간 표류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IB(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최근 두산 측은 두산솔루스 매각으로 자금을 확보하겠다는 자구안을 채권단인 KDB산업은행에 제출하고, 일부 대기업 계열사와 국내외 PEF 등 잠재 인수 후보들에 티저레터를 배포했다.
시장의 관심은 가격에 쏠려 있다. 두산 측은 두산솔루스 지분 100%의 가치를 최소 1조5000억 원 규모라고 보고 있다. 이에 지분 61%를 8000억~1조 원에 매각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두산은 국내 사모펀드인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와 매각 협상을 진행했다. 당시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해 두산솔루스 지분 51%에 대해 6000억 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격을 두고 협상이 결렬되면서 현재는 공개매각으로 전환한 상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몸값이 고평가됐다는 의견도 나온다. 잇따른 매각설에 따른 주가 급등으로 두산솔루스 시가총액은 공개 매각 발표 후 빠르게 상승해 1조 원을 넘어선 상태인데다, 또 최근 나온 증권사의 보고서를 살펴보면 두산솔루스의 실적은 2025년 까지 연 평균 매출액과 영업이익 각각 28.8%, 34.2%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매수자 입장에서 볼 때 산업의 고성장은 예상되지만 합리적인 밸류에이션 산정으로 보기 힘든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기차 필수 자재인 전지박과 스마트폰 인쇄회로기판 가장 밑단에 들어가는 동박 및 디스플레이 소재 등을 만드는 ‘두산솔루션’은 시장에서 매력적인 매물로 평가받는다. 두산솔루션 인수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업들로는 삼성, LG, SK, 포스코 등이 거론된다. 삼성과 LG, 포스코의 경우에는 2차전지를 생산하는 삼성SDI와 LG화학, 포스코케미칼이, SK는 지난해 동박 사업을 하는 KCFT를 사들인 SKC가 인수 후보로 검토되고 있다. 또한 국내외 대규모 사모펀드도 두산솔루스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IB업계 관계자는 “현재로서 두산솔루스가 시장에서 매력적인 매물인 것은 분명하다”며 “매수자에 따라 사업의 발전 기회를 맞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원매자가 나타난다면 가장 바람직하지만 인수 주체에 따라 어떤 시너지가 나타날지가 중요하다”며 “흥행에 성공할 경우 더 높은 매각가를 원하게 될 두산과 인수 후보자 간 가격에 대한 견해차를 줄일 수 있느냐가 이번 매각 성공 여부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