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발 실업대란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코로나19로 세계 경제가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기침체를 예상하면서 1998년 외환위기 당시보다 실업자가 확대될 가능성이 커지는 모습이다.
코로나19 확산이 절정이었던 3월 15~21일 조사한 고용동향이 17일 발표됐다. 코로나19가 얼마나 고용에 영향을 줬는지 확인할 수 있는 첫 통계라 주목을 받았다.
예상대로 3월 취업자는 2660만9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9만5000명 감소했다. 취업자가 감소한 것은 2010년 1월(-10만 명) 이후 처음이고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9년 5월(24만 명) 이후 최대폭 감소다. 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15~64세) 고용률은 65.4%로 전년 동월 대비 0.8%포인트(P) 하락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2009년 8월 -0.9%P) 이래 가장 큰 폭 하락이다.
다만 실업자는 118만 명으로 지난해 3월보다 오히려 1만7000명 줄었다. 감염병 우려로 인한 노동공급 둔화, 채용일정 연기로 인한 구직활동 위축 등으로 실업자가 줄어든 것이다. 그러나 이는 통계적 착시일 가능성이 크다. 고용지표는 대표적인 경기 후행지표로 경기악화가 시차를 두고 반영된다.
실제로 3월 일시휴직자는 160만7000명으로 작년 3월과 비교해 126만 명(363%)이나 급증했다. 이는 1983년 7월부터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최대다. 통상 일시휴직자는 휴직 기간이 6개월 이내인 휴직자를 말한다. 휴직 사유가 해소될 경우 일반적인 취업자로 복귀하나 향후 고용상황이 더욱 악화하면 실업자나 비경제활동인구로 이동한다. 일시휴직자 절반만 실업자로 분류되면 실업자가 200만 명까지 증가한다. 외환위기를 겪던 1998년 연평균 실업자 수는 149만 명이었고 최고 월평균 실업자 수는 1999년 2월 181만2000명이었다. 외환위기보다 더 심각한 실업대란이 올 수 있다.
현재는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되는 구직 단념자는 58만2000명으로 4만4000명 늘었다. 구직 단념자는 취업을 희망하나 노동 시장적 사유로 일자리를 구하지 않은 자로 1년 내 구직 경험이 있는 자다.
또 잠재취업 가능자와 잠재 구직자는 각각 7만5000명, 182만3000명으로 집계됐다. 잠재취업 가능자는 지난 4주간 구직활동을 했으나 조사대상 주간에 취업이 가능하지 않은 자를 말하며 잠재 구직자는 지난 4주간 구직활동을 하지 않았지만 조사대상 주간에 취업을 희망하고 취업이 가능한 자를 말한다. 실제 취업 시간이 주 36시간 미만이며 추가 취업을 희망하는 ‘시간 관련 추가 취업 가능자’도 120만4000명이나 됐다. 실제로 이들을 모두 더한 확장실업률은 14.4%로 역대 최대를 기록해 향후 실업대란이 일부 예측됐다.
이창근 민주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그 어떤 제도보다 ‘고용유지’를 위한 가장 실효적인 대책은 기업에 대한 천문학적인 규모의 금융지원을 해고 금지와 연계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