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이 4주 연속 하락하고 있다. 강남 지역이 본격 하락 국면에 접어들면서 관망세가 확산되자 노원·구로·도봉구 등 중저가 아파트가 많은 비강남권 지역들의 상승 동력도 한풀 꺾이고 있다.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에선 서초구가 3년 5개월 만에 최대 낙폭을 보였다.
17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번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04% 하락했다. 4주 연속 하락세다. 재건축 아파트가 0.15% 떨어지며 전 주보다 낙폭이 줄었지만 일반 아파트(0.02%) 낙폭은 더 확대됐다.
서울은 초고가 아파트 밀집지역인 강남3구와 용산 대단지 아파트를 중심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서초(-0.14%)가 가장 큰 낙폭을 보였고, 이어 △강남(-0.12%) △강동(-0.11%) △송파(-0.08%) △용산(-0.01%) 순으로 내렸다. 특히 서초구는 지난 2016년 11월25일 기준 하락폭(-0.2%) 이후 3년 5개월 만에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반포와 래미안반포퍼스티지, 주공1단지 등 대단지 아파트가 적게는 2500만 원, 많게는 1억 원 떨어졌다. 강남구에선 개포동 래미안블레스티지와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1단지, 한보미도맨션1차, 압구정동 신현대 등이 최고 1억 원까지 떨어졌다. 반면 △관악(0.06%) △노원(0.05%) △은평(0.04%) △성북(0.04%) △성동(0.04%) 등은 상승했다.
신도시와 경기·인천은 각각 0.01%, 0.06% 올랐다. 신도시에선 산본(0.04%)이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경기·인천은 구리(0.10%)가 가장 큰 상승폭을 보였고, 이어 △인천(0.09%) △광명(0.09%) △군포(0.09%) △안산(0.09%) △부천(0.08%) △용인(0.08%) 순으로 올랐다. 구리는 지하철 8호선 연장 호재 영향으로 인창동 주공1단지가 1000만 원가량 뛰었다.
전세시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전세수요의 움직임이 많지 않아 안정세를 유지했다. 서울이 전 주와 같은 0.02% 상승률을 보였고, 경기·인천은 0.01% 올랐다.
서울에선 강동(0.11%)과 성북(0.11%)이 높은 상승폭을 기록했고, 서초와 강남은 각각 0.02%, 0.01% 오름세를 보였다. 신도시는 일산(0.01%)만 소폭 올랐을 뿐 나머지 신도시는 보합세(0.00%)를 나타냈다. 경기·인천은 △의정부(0.04%) △군포(0.03%) △시흥(0.03%) △의왕(0.03%) 순으로 올랐다. 과천은 0.19% 떨어졌다. 1571가구 규모의 '과천푸르지오써밋'의 입주 영향으로 별양동 주공4단지가 1000만 원 하향 조정됐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21대 총선이 여당의 압승으로 끝나면서 현 정부가 추진해 온 다주택자 과세 강화, 3기 신도시 개발, 분양가 상한제 등 시장 안정화 정책이 속도감 있게 추진될 것"이라며 "가격 상승 기대감이 낮아지면서 수도권 아파트 시장이 안정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