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텐트 막말'로 잇단 논란을 일으킨 차명진 경기 부천병 후보가 결국 제명됐다. 차 후보는 '당적이탈'로 후보 자격이 박탈된다.
미래통합당은 13일 황교안 대표 주재로 국회에서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차 후보를 직권으로 제명했다. 회의에는 황 대표와 이준석·신보라 최고위원이 참석했고, 다른 최고위원들은 영상통화나 전화통화로 동의 의사를 표시했다.
이 최고위원은 "이견 없이 만장일치로 됐고, 영상통화를 하지 않은 최고위원들도 연락이 닿은 사람들은 동의의사를 표시했다"고 말했다. 신 최고위원은 이같은 의결 절차에 대해 "전례가 있었다"고 말했다.
차 후보 제명은 당 윤리위원회를 거치지 않고 이뤄졌다. 당헌·당규에 대한 법리적 해석을 바탕으로 했다는 게 통합당 입장이다. 최고위가 당무를 결정하는 최고 의결기구이고, 차 후보 발언에 대한 처분은 주요 당무인 총선과 직결됐다는 점에서다.
황 대표는 최고위를 마치고 차 후보 제명을 결정한 데 대해 "국민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정치는 사라져야 한다"며 "자제하도록 기회를 줬다. 그럼에도 다시 그런 발언을 한 부분에 관해서 최고위가 심각하게, 중요하게 판단한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통합당 윤리위는 10일 차 후보에 대해 제명보다 한단계 낮은 '탈당권유' 조치를 내렸다. 탈당권유를 받은 당원은 열흘 안에 탈당하지 않으면 자동 제명된다.
하지만 차 후보의 경우 총선까지 완주할 수 있게 됐다는 비난이 일었다. 김종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은 윤리위의 탈당권유 조치에 대해 "한심하다"고 반응했다.
통합당의 이날 결정은 총선을 이틀 앞둔 시점에서 내려진 당 차원의 '정치적 결단'으로 해석된다. 통합당은 자체적으로 총선 판세가 불리해졌다고 보고 있다. 특히 수도권의 경우 '참패'가 예상돼 차 후보의 잇따른 막말과 당의 미온적 대처가 큰 몫을 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박형준 공동 선대위원장은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저희가 대단히 이 상황을 심각하게 보고 있고 지난 주 여론조사에서 하여튼 젊은층, 중도층에서 상당히 타격을 받았다는 건 사실"이라며 "수도권 후보들이 '이대로 두면 선거에 큰 악재가 될 것'이라고 호소하고 있고, 또 (제명을) 요청하는 후보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또 "저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파장이 큰 것 같다"라며 "법적 절차와 과정을 존중한다는 의미에서 (윤리위의) 탈당 권유도 제명 효과를 갖는다고 봤는데 이후 (차 후보가) 선거운동을 재개하면서 오히려 본인이 면죄부를 받은 것처럼 행동하니까 오히려 악영향에 더 큰 악영향을 준 것 같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