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4.9%, 2020년 26.7%’. 21대 국회의원 선거 사전투표율은 26.69%로 2013년 사전투표 도입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사전투표제도 도입 이후 치러진 총선과 대선, 지방선거는 사전투표율이 높을수록 현 더불어민주당계의 승률이 높았다. 하지만 최근 사전투표는 50대 이상 참여도가 늘어나 여야 모두 유불리를 속단하긴 이르다는 관측이다.
13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21대 총선 사전투표율은 26.69%로 집계됐다. 전체 선거인수 4399만 명 가운데 1174만 명이 투표했다. 사전투표율은 해마다 증가세다. 지난 최고 기록은 2017년 치른 19대 대통령선거로 사전투표율은 26.1%였다.
역대 사전투표율 기록상으로는 투표율이 높을수록 현 더불어민주당 계열이 우세했다. 2014년 제6회 지방선거는 사전투표율 11.5%를 기록했다. 당시 여당인 새누리당은 광역시장 8석 가운데 4석, 도지사 9석 가운데 4석으로 대등한 결과를 냈다. 구·시·군의회 선거에선 226석 가운데 117석으로 우세했다. 민주당은 사전투표율 12.2%를 기록한 20대 총선에서도 123석을 가져가 122석을 차지한 새누리당과 비슷한 의석을 가져갔다.
이후 사전투표율 20%를 넘긴 19대 대선과 제7회 지방선거는 모두 민주당이 승리를 거뒀다. 가장 최근에 열린 7회 지방선거는 사전투표율 20.14%를 기록했다. 당시 민주당은 광역시장 7석, 도지사 7석을 가져가 사실상 ‘싹쓸이’에 성공했다.
이렇듯 역대 사전투표율 추이만 놓고 보면 이번 최고 사전투표율이 어느 당에 유리하다고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은 사전투표율 발표 직후 “투표율이 높을수록 우리가 유리하다”는 해석을 내놨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전날 “사전투표율이 27% 정도 됐는데 우리 쪽도, 저쪽도 다 많이 참여한 것 같다. 본투표 때 어느 쪽이 더 많이 참여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고 했다. 김종인 통합당 선거대책위원장은 같은 날 “과거 사례를 보면 수도권에서도 사전투표율이 높은 경우 야당에 유리한 결과가 나타났다”고 우세를 점쳤다. 정치 전문가들 역시 높은 사전투표율과 관련해 제각각 해석을 내놓고 있다.
다만, 중앙선관위 연령대별 사전투표율 분석에서는 2014년 지방선거와 달리 2018년 지방선거에 50대 이상의 사전투표 참여율이 20대 증가율보다 더 컸다. 70대 이상의 참여율 증가도 함께 증가했다. 이에 사전투표율 증가분 모두를 젊은 표심으로 해석하기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와 관련, 가상준 단국대 교수는 2018년 ‘사전투표 유권자의 특징변화’에서 “사전투표율 차원에서 보면 젊은 층의 투표율이 높지만, 선거에 참여하는 연령대별 투표율과 사전투표율을 고려하면 50대 이상 유권자가 사전투표 유권자의 다수로 자리 잡을 것을 말해 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