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실업대란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고용노동 전문가들은 정부가 기업의 고용유지와 노동자의 생계를 전폭적으로 지원해 코로나19 발(發) 노동시장 충격을 최소화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도 이에 공감하며 휴업, 휴직 등으로 노동자의 고용유지에 나선 기업들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고용노동부는 9일 서울 로얄호텔에서 이재갑 장관 주재로 고용노동분야 전문가들과 간담회를 열어 코로나19가 국내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진단하고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장기화되면서 노동시장에 미칠 타격이 나타나고 있어 이에 대한 정부차원의 신속한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노동시장 충격을 극복하기 위해선 근로자의 일자리 유지가 가장 중요하므로 기업의 고용유지와 노동자 생계지원에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이 장관은 "근로자의 고용유지를 최우선 과제로 삼아 근로시간 단축이나 휴업, 휴직 등 다양한 방식으로 고용을 유지하는 산업현장에 대해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영세 사업장 노동자, 자영업자, 특수고용직(특고) 종사자 등 취약계층 보호를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는 "고용보험 안전망 밖에 있는 특고 종사자 등의 보호를 위해 고용보험 가입 대상 확대 및 수급 요건 완화 등으로 가입 유인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휴업수당 지급 여부를 사용자 귀책만을 근거로 판단하면 의도하지 않은 피해가 발생한다"며 "법령 보완을 통해 감염병으로 인한 휴업의 경우 노사정 공동 책임으로 휴업수당을 지급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병희 한국노동연구원 박사도 "실업자 소득 지원은 고용보험 실업급여가 유일하다"며 "특고 종사자, 자영업자 등 실업급여 수급 자격을 충족하지 못하는 실직자에게 '재난실업수당'을 한시적으로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김용성 한국개발연구원(KDI) 박사는 "코로나19의 충격은 실물과 금융, 수요와 공급 등 채널이 다양하다"며 "고용 유지, 소득 보전 외에 직접 일자리 창출 정책까지 고려하는 적극적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엄상민 명지대 교수도 "방역 위험이 잦아들면 노인 일자리 등 직접 일자리 사업 확대로 전환하고 기술·인구 구조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분야로의 일자리 전환도 지원해야 한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