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원유 ETN 거래정지 시행...투기 막을까?

입력 2020-04-08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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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곳 잃은 투자자들이 원유선물에 투기성 베팅을 이어가면서 널뛰기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거래소가 거래정지 카드를 빼들면서 시장 안정화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상장된 원유 관련 ETN(상장지수증권) 14개 종목의 하루 거래대금이 7484억 원(7일 종가 기준)을 기록했다. 이는 전월(243억 원)보다 30배 증가한 수치다. 이중 인버스와 레버리지 상품이 7455억 원으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연초 이후 국제유가가 잇따라 급락하면서 상승과 하락에 베팅하는 단기 투기성 자금이 몰린 영향이다.

이날(한국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가 배럴당 9.4%(2.45달러) 떨어진 23.63달에 거래를 끝냈다. 지난해 말(60달러)와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이다.

개인은 최근 한달 간 ‘신한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을 8504억 원을 매수하며 기관(144억 원)이나 외국인(358억 원)보다 월등히 많이 사들였다. ‘QV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369억 원), ‘삼성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7억 원)을 매수했다. ‘신한 인버스 브렌트원유 선물’(2억 원), ‘미래에셋 인버스 원유선물혼합’(1억 원) 등 인버스 상품에도 개인 매수세가 몰렸다.

동시에 주가도 널뛰기를 이어가고 있다. 신한 인버스2X WTI원유 선물 ETN(상장지수증권)이 6거래일 만에 58.18% 급감해 6130원(전일 종가 기준)까지 하락했다. 미래에셋 인버스 원유선물혼합 ETN도 최대 28.14% 떨어졌다. 반면 미래에셋 레버리지 원유선물혼합 ETN은 73.57% 급증했고, 삼성 레버리지 WITI원유선물 ETN도 123.43% 상승했다.

이에 한국거래소는 괴리율이 높은 원유 ETN의 매매거래를 정지하는 특단의 조치를 꺼냈다. 오늘부터 괴리율이 5매매 거래일간 연속하여 30%를 초과하는 경우 다음날 하루 동안 매매거래가 정지된다. 괴리율이 높을 경우 주가가 현재 유가보다 훨씬 비싸게 거래되고 있단 의미다.

현재 거래정지 가능성이 높은 종목은 ‘삼성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77.80%), ‘신한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59.31%), ‘QV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55.22%) 등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시장가격이 지표가치에 수렴해 정상화되는 과정에서 투자손실이 발생할 수 있어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전했다.

특히 국제유가 변동성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이번 거래소의 조치가 시장 안정화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도 커지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국내 상장된 원유 ETN은 종류가 많지만 유동성이 풍부한 상품은 한정돼 있다”며 “오는 9일 열릴 OPEC+ 회의에서 가산 합의가실패할 겨우 배럴당 20달러를 하회할 가능성도 있어 국제유가 변동성은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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