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C가 신사업으로 육성하던 ‘무선충전 사업’에서 철수한다. 대신 모빌리티·반도체 소재 사업을 중심으로 비즈니스모델(BM)을 혁신해 ‘딥 체인지(Deep Change·근본적 변화)’를 가속화할 방침이다.
7일 SKC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이사회에서 무선충전에 필수적인 소재인 페라이트(Ferrite) 사업부의 매각을 결정한 뒤 관련 자산과 설비를 매물로 내놓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매각은 오는 7월까지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SKC가 국산화에 성공한 ‘페라이트 시트(Ferrite Sheet)’는 10㎝내의 근거리통신용(NFC) 핵심 소재로, 무선충전 등에 필수적으로 적용된다. 2015년 상업생산을 시작해 삼성, LG 등 국내 고객을 확보했으며 중국 등 해외 시장도 적극 공략했다.
특히, 무선충전 등의 기술이 보편화되며 페라이트 시트를 장착한 전자기기 보급률이 증가하면서 무선충전 시장 역시 성장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됐다.
이에 따라 SKC는 2017년 “무선충전 분야 획기적인 혁신을 위해선 인수합병(M&A)도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며 이 분야에 대해 적극적인 육성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SKC는 무선충전 사업에서 기대만큼의 수익성이 확보되지 않자 결국 사업을 접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무선충전 사업은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 뿐만 아니라 중국 업체 또한 확보해야 하지만, 예상만큼 시장 점유율 확대 및 수익성 확보가 어려웠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대해 SKC는 사업의 건전성을 높이려는 차원에서 사업을 철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회사 관계자는 “사업의 건전화를 목적으로 무선충전사업을 접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번 SKC의 무선충전 사업 철수는 BM 혁신을 통한 딥 체인지에 속도를 내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최태원 SK 회장의 “기존의 껍질을 깨는 파격적 수준의 BM 혁신이 딥체인지의 핵심”이라는 주문에 따라 SKC는 최근 화학사업 부문 지분 이전과 SKC코오롱PI 지분 매각을 마무리하는 등 경쟁력 있는 사업을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있다.
SKC는 모빌리티·반도체를 중심의 BM 혁신을 추진 중이다.
올 1월에는 차세대 배터리 소재 및 기술에 투자를 확대하며 전기차 배터리 핵심소재인 ‘동박’을 제조하는 글로벌 1위 업체인 KCFT를 인수했다. 또한, 지난달에는 수입에 의존해왔던 반도체 공정 핵심소재 ‘블랭크마스크’ 하이엔드급 제품 국산화에 나서며 반도체 소재 사업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블랭크마스크는 반도체 웨이퍼에 전자회로 패턴을 새길 때 쓰는 소재로, 이 시장은 2018년 8000억원 규모에서 연평균 7% 성장해 2025년에는 1조3000억원 규모로 불어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