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재건축 아파트 매매가격이 0.3% 넘게 떨어지며 7년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사실상 제로 수준으로 금리를 인하한데다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도 3개월 연기됐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재건축 단지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3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번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03% 하락하며 2주 연속 떨어졌다. 일반 아파트가 0.02% 상승한 반면 재건축 단지는 0.31% 하락했다. 2013년 6월 이후 7년 만에 가장 큰 낙폭이다.
고가의 재건축 단지들이 밀집한 강남4구는 이번주 하락폭이 더 커졌다. 강남구(-0.21%)가 가장 크게 떨어졌고, 이어 △강동(-0.17%) △송파(-0.16%) △서초구(-0.07%) 순으로 미끄러졌다.
부동산114는 경기침체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투자 성격이 강하고 정부 규제가 집중된 재건축 시장이 먼저 타격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재건축 단지의 하락세는 일반아파트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강남구에선 개포동 개포주공6단지와 대치동 은마아파트가 1500만~8500만 원 하락했다. 송파는 잠실동 아시아선수촌, 주공5단지 등이 최대 7500만 원까지 떨어졌다. 서초구 역시 반포동 주공1단지와 잠원동 신반포2차아파트가 2500만 원 가량 빠졌다.
반면 △구로(0.19%) △노원(0.11%) △관악(0.11%) △강서(0.09%) △성북(0.08%) △서대문(0.08%) 등 중저가 아파트가 많은 비강남권 지역은 상승세가 이어졌다.
신도시와 경기·인천은 각각 0.02%, 0.07% 올랐다. 신도시는 △중동(0.05%) △평촌(0.04%) △산본(0.03%) △일산(0.02%) △동탄(0.02%) 순으로 상승했다. 경기·인천에선 성남시(0.16%)가 가장 큰 폭으로 올랐고, △과천(0.15%) △부천(0.12%) △광명(0.10%) △군포(0.09%) △용인(0.09%) △수원(0.08%) △의왕(0.08%) △인천(0.07%)이 뒤를 이었다. 상승세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지만 오름폭은 최근 한 달여 수치와 비교할 때 뚜렷하게 둔화되고 있다고 부동산114는 분석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05% 오르며 전 주보다 오름폭을 키웠다. 봄 이사철 영향으로 다소 높아진 가격에도 기존 임차인의 재계약이 늘어나는 분위기다. 금천구와 강서구가 각각 0.18%, 0.16%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이어 △강동(0.15%) △구로(0.10%) △서대문(0.10%) △성북(0.10%) 등이 뒤를 이었다. 금천에선 시흥동 남서울힐스테이트와 신도브래뉴아파트가 최고 2500만 원 상승했다.
신도시와 경기·인천의 전셋값은 각각 0.01%, 0.02% 올랐다. 신도시는 △분당(0.04%) △일산(0.01%)이 상승한 반면 위례는 0.03% 떨어졌다. 경기·인천에선 인천(0.06%) 전셋값의 상승폭이 가장 컸고, 이어 △파주(0.05%) △의왕(0.04%) △오산(0.04%) △안산(0.02%) △용인(0.02%) △군포(0.01%) 순으로 올랐다.
윤지해 부동산114수석연구원은 "과거 재건축 단지와 강남권 집값이 초기 약세국면을 이끌면서 서울 주택시장 전체가 침체기에 들어간 바 있다"며 "코로나19로 시작된 경기 위축에 재건축 단지 가격이 하락하고, 이 영향으로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도 2주 연속 떨어지며 약세장에 진입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