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용우입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김현아입니다. 고인 정치 이제는 바꿔야 합니다.”
경기 고양정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후보와 미래통합당 김현아 후보는 지하철 개표구로 향하는 출근길 시민을 향해 연신 고개를 숙였다. 21대 국회의원 선거 공식 선거운동을 하루 앞둔 4월 첫날, 두 후보는 아직 쌀쌀함이 가시지 않은 아침 날씨에도 각각 일산역과 탄현역으로 나서 출근 인사를 올렸다.
여야 모두 하루도 게을리할 수 없다. 고양정 지역은 현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두 차례나 연거푸 당선된 곳이다. 하지만, 김 장관은 지난 1월 눈물을 흘리며 불출마를 선언했다. 김 장관의 불출마 선언으로 고양정은 무주공산이 됐다. 민주당 우세 지역으로 분류되지만, ‘창릉 3기 신도시’ 추진으로 일산 부동산 가격 하락이 우려된다. 민주당 우세 민심에 금이 가는 상황이 연출됐다. 이 때문에 고양정 지역구는 민주당과 통합당 모두 긴장을 늦출 수 없는 곳이다.
◇이용우 “신도시는 10~15년 뒤 일…일산에 어떤 산업과 기업을 유치하느냐가 관건” = 민주당 이용우 후보는 1일 오전 7시 30분부터 경의·중앙선 일산역 개표구 앞에서 출근 인사를 시작했다. 시민들은 출근 시간에 맞춰 바삐 움직였다. 눈길을 주지 않는 시민도 있었지만, 이 후보가 인사를 계속하자 몇몇은 인사를 받아주기 시작했다. 한 60대 남성은 이 후보와 함께 사진을 남기기도 했다. 또 다른 시민은 “꼭 이기세요”라며 먼저 인사말을 건넸다.
이 후보는 “같이 사진을 찍거나 말을 건네시는 분들이 가끔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지역 분위기에 대해 “얼굴이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고, 현장 반응도 기대감이 생기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 후보는 카카오뱅크 대표 출신으로 민주당이 지난 1월 7번째로 등용한 영입 인재다. 30년 경력의 금융인이자 카뱅의 성공을 이끌어 능력을 인정받았다. 이 후보는 “(일산 주민들이) 저를 아직 잘 모르는 상황이지만 저는 온 지 얼마 안 된 사람 아니냐”며 “현장에선 제가 누군지 몰랐다가 알게 되면서 무슨 얘길 하는지 알아가는 과정인데 내일부터 본격적으로 공보물이 가정으로 배달되면 제 공약이 전달돼 민심이 더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일산이 당면한 문제는 창릉 신도시가 아닌 일산의 발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상대 후보 공약대로) 신도시를 철회하건 안 하건, 신도시 완성까지 10~15년은 걸린다”며 “그동안 일산을 어떻게 발전시킬 것이냐. 어떻게 기업을 데려와서 직장이 함께하는 도시로 키울 것이냐가 문제”라고 했다. 그는 성남과 분당을 예로 들며 우수한 산업과 기업을 유치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힘줘 말했다.
끝으로, 이 후보는 “코로나19 여파로 전통적인 선거운동을 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전례가 없는 일이므로 미리 예단하지 않고, 조용하면서도 차분하게 유권자에게 접근하겠다”고 말했다.
◇현직 의원·부동산 전문가 김현아 “고인 정치 바꿔야” = 통합당 김현아 후보는 이날 아침 6시 30분부터 탄현역 개찰구 앞에서 출근 인사를 시작했다. 김 후보는 현직 의원(비례대표)이다. 하지만, 고양정은 민주당 강세 지역인 만큼 김 후보는 현직 프리미엄에 기대지 않겠다는 각오다.
김 후보는 “고인 정치, 이제는 바꿔야 합니다. 주민을 무시하는 정치, 이제는 끝내겠습니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발걸음을 재촉하는 시민도 많았지만, 김 후보에게 눈인사를 건네거나 “화이팅” 등 응원 메시지를를 보내는 시민도 있었다. 김 후보는 쉴 틈 없이 인사말과 구호를 외치며 지지를 호소했다.
김 후보는 이번 국회에서 국토교통위원회 소속으로 활동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원 출신인 김 후보는 자타가 공인하는 부동산 전문가다. 통합당 역시 김 후보의 강점을 활용해 신도시 추진 논란 중인 일산을 가져오겠다는 전략이다.
김 후보는 “이곳의 핵심이슈는 창릉 신도시 철회와 함께 탄현 공공주택지구 지정 철회도 있다”며 “탄현 공공주택지구는 3300세대를 특별한 인프라 없이 강행하는 것이고, 또 공원묘지도 조성한다는데 이런 정책의 문제는 지역주민이 반대하는 것을 주민 설득 없이 강행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10년 넘게 이 지역 정치인들이 약속했던 것을 안 지켰다”며 “정치인의 신뢰와 실행 의지를 주민들이 요구하고 있다”고도 했다. 김 후보는 이어 “굉장히 지역 변화에 대한 요구가 크다”며 “여기 와서 꼭 이겨야 한다고 적극적으로 의사표시 하는 분들 있지만 저는 ‘샤이보수층’과 중도층의 (통합당) 지지도 높다고 보고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김 후보는 “(코로나19로)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선거를 하고 있다”며 “공식적인 자리보다는 정말 길에서, 공원과 길거리, 시장이나 상가 등 밖에서 선거를 치러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