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넣을 데가 없다. 들고 있는 게 버는 거다” ‘코로나19’로 재테크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미생들의 한숨이다. 예·적금 금리는 0%대로 떨어졌고, 주식·채권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수익률은 곤두박질쳤다. 노후를 책임져 줄 퇴직연금에는 마이너스(-)가 찍혔고, 큰돈 벌어주던 부동산 투자도 정부 규제에 가로막혔다. 이 사태가 언제 끝날지 모른다. 우리 경제에 얼마나 내상을 입혔는지도 알 수 없다. 돈 버는 사람들이 가장 싫어하는 ‘언 노운 리스크(unknown·알지 못하는)’다. 전문가들은 목표 수익률을 낮추고, 위험을 줄이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달러와 금이 유망상품으로 꼽힌다. 소득이 없다면 주택연금 등을 적극 활용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코로나19 사태가 전세계로 확산되면서 글로벌 주식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퇴직연금에 편입된 주식관련 펀드 상품의 손실이 확대되면서 퇴직연금 수익률에 비상등이 커졌다. 코로나19 여파로 제로금리 시대가 열리고 퇴직연금 수익률이 상당수 마이너스로 돌아서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급속도로 진행되는 고령화로 노후 소득과 연계된 연금은 남다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전국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은행권의 퇴직연금 적립액은 총 112조587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96조3686억 원보다 16.8% 증가한 것이다. 이 중 신한·KB국민·우리·하나·NH농협·IBK기업은행 등시중은행의 퇴직연금 적립액이 100조4622억원 규모다.
적립액은 늘고 있지만 수익률은 1%대로 부진하거나 코로나19 사태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는 것이다.
은행연합회는 시중은행의 지난해 확정급여형(DB)의 가중평균(원리금보장·원리금비보장) 수익률은 1% 중반대로 분석하고 있다. 원리금 보장 DB형의 수익률은 1.46~1.61%로 은행마다 큰 차이가 없다. 은행별로는 KB국민은행 1.61%, NH농협은행 1.48%, 신한은행 1.46%, 우리은행 1.49%, 하나은행 1.64% 등이다.
원리금비보장 퇴직연금은 주식이나 채권 관련 상품을 편입해 수익을 내는데 펀드 수익률이 바닥을 치고 있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20일 기준 최근 한 달간 국내 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33.68%에 달했다.
원리금보장 퇴직연금은 대부분 예금에서 수익을 내는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연 0.75%로 떨어지면서 시중은행들도 예금금리 인하에 나섰다. 원리금보장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시중은행들은 퇴직연금 조직을 개편하고 수수료를 인하하고 나섰지만 수익률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원리금비보장 상품은 주식상품 등이 포함돼 주식시장이 불안정하면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며 “지금과 같이 코로나19 확산으로 주식시장이 불안정할 때는 원리금 보장 퇴직연금 상품이 안정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퇴직연금 수익률 향상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며 “노후자산은 장기투자 관점에서 봐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