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광명시 광명뉴타운 재개발 사업에 속도가 붙고 있다. 모든 구역이 재개발 8부 능선으로 꼽히는 ‘사업시행인가’ 단계를 넘어섰다. 시장 이목은 선도 구역인 광명15구역으로 쏠린다.
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광명12구역은 지난달 27일 사업시행 인가를 받았다. 이곳은 광명뉴타운 11개 구역 중 유일하게 사업시행 인가를 받지 않은 곳이었다. 광명12구역이 인가를 받는 데 성공하면서 광명뉴타운 전체가 사업시행 인가 문턱을 넘게 됐다.
재개발 사업에서 사업시행 인가는 분양가 산정과 함께 가장 어려운 관문으로 꼽힌다. 교통영향평가, 환경영향평가, 교육영향평가 등을 거치는 과정에서 사업 계획이 수정되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사업시행 인가를 받고 나면 재개발 사업 윤곽이 훨씬 뚜렷해지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12구역은 앞으로 입주까지 5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
광명12구역은 뉴타운 내 최대 단지인 11구역(3263가구)과 함께 광명뉴타운의 대장주로 꼽힌다. 12구역에도 1200가구에 가까운 대단지가 들어설 예정인 데다 서울지하철 7호선과 맞닿아 있어 교통이 편리하기 때문이다. 구역 내 집값도 오름세다. 12구역 내 대지권 지분 36㎡짜리 연립주택 가격은 지난해 연말 4억8000만 원에서 사업시행 인가 이후 5억2000만 원으로 올랐다.
광명뉴타운 내 다른 구역도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2ㆍ5ㆍ10ㆍ14ㆍ15구역에선 연내 분양을 목표로 관련 절차를 서두르고 있다. 1ㆍ9ㆍ11구역은 올해 안에 관리처분계획을 인가받는 게 목표다. 부동산 시장에선 2025년 12구역까지 준공되면 광명뉴타운이 2만5000여 가구 규모 미니신도시로 탈바꿈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12구역까지 8부 능선을 넘으면서 이제 광명뉴타운 안팎의 관심은 15구역으로 쏠린다. 아직 입주자 모집공고를 내지 않은 단지 가운데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르기 때문이다. 올 8월 광명뉴타운에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되면 15구역 분양가가 후발 구역 분양가를 매기는 기준이 될 전망이다.
광명15구역 조합은 분양가를 두고 지난해 말부터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줄다리기를 벌였다. 애초 조합에선 3.3㎡당 2047만 원에 일반분양하길 원했지만 HUG에선 1750만 원대를 고집했다. 20가구 이상 공동주택을 선분양하려면 반드시 HUG의 보증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싸움은 장기화했다. 이 때문에 지난해 12월로 예정됐던 광명15구역 일반분양은 5월까지 밀렸다.
최근 15구역 조합은 HUG와 타협점을 찾았다. 조합은 6일 총회를 열어 일반분양가를 3.3㎡당 1920만 원으로 정하는 관리처분계획 변경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15구역 조합 관계자는 “이 정도 선에서 HUG와 접점을 찾았고 그래서 총회에 올리는 것이다. 5월 분양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15구역 분양가가 윤곽을 드러내면서 광명 밖에선 ‘로또 분양’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분양가가 애초 계획보다 낮아지면서 주변 시세보다 훨씬 싸게 새 아파트를 마련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광명뉴타운 중 유일하게 분양을 마친 16구역(‘광명 에코 자이위브’)에선 전용면적 60㎡짜리 입주권 호가가 7억6780만 원까지 올라가 있다. 원래 분양가보다 프리미엄(웃돈)이 4억 원 붙었다.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되면 분양가가 기존보다 20~30% 낮아질 것이란 게 국토교통부 등의 예상이다. 투자자들은 로또 분양에 따른 시세 차익도 그만큼 커질 것이라고 기대한다.
광명시 광명동에서 재호공인중개사사무소를 운영하는 최재호 대표는 “서울 바로 가까이서 이 정도로 대규모 재개발이 진행되는 곳은 광명뉴타운 정도밖에 없다”며 “최근엔 코로나19 때문에 집값이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이지만 한 구역씩 사업이 진행되다 보면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